포항이 변하고 있다
(4)도시재생사업

▲ 동빈내항 전경

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살린 도시재생이 요즘 각광받고 있다. 많은 도시들이 환경의 변화에 따라 구조, 기능적으로 변화의 과정을 거쳐 왔다. 시대와 주변 환경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적응한 도시들은 발전했으나 그렇지 못한 도시들은 쇠퇴하거나 아예 역사속으로 사라지기도 했다. 포항시 역시 도시재생을 통해 도시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포항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살리면서 전통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도시재생을 구상하고 있다.

문화·예술이 지닌 창의력, 도시활력·재생에 적극 도입
전문가·실무자·시민 문제인식 공감으로 갈등 최소화


포항의 중심지인 포항역 인근지역이 역사(驛舍)의 이전(북구 이인리 KTX신역사)으로 중앙상가 등 주변 지역이 급속도로 쇠퇴하고 있다. 그동안 도시의 중추기능을 수행해왔던 포항의 도심은 도시의 확장과 외곽지역으로의 주거기능 이전으로 점차 활기를 잃고 있다.

따라서 포항의 새로운 도약과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도시전체를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당장에 새로운 건축물을 짓거나, 기존의 도심을 정비하는 것이 손쉬운 방법일 수도 있겠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포항만의 정체성을 고려해 지역 특성에 맞는 발전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

포항시는 도시재생을 통한 도시발전의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포항형 창조도시`건설을 내걸고 있는 포항시는 문화와 예술이 지니고 있는 창의력을 도시 활력과 재생에 접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시 말해 문화와 예술이 낡은 도시를 살리는 주요한 수단인 동시에 예술이 갖는 창의성을 도시재생에 적극 도입한다는 것이다.

포항시의 기본적인 도시재생은 지역민의 갈등을 최소화하면서도 효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건축과 도시 전문가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뒷받침돼야 한다.

지난해 12월, `쇠퇴하는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도시재생`이라는 주제로 시가지의 구도심 재생과 도시경관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세미나를 시작으로 전문가와 시민들을 중심으로 공감대 형성에 들어갔다. 평소 소통과 협력을 강조하는 이강덕 시장의 업무 스타일에 따른 결정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제 도시행정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며 “고도산업사회의 발달로 상처받은 현대인들에게 `힐링`(healing)이라는 치유가 필요하듯이 도시에도 도시재생이라는 치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시재생은 제도와 관행, 전문 인력의 숙련도와 노하우 같은 것들이 어우러져야 하는 만큼 많은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학습과정이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일이 많은 전문가와 실무자, 연구가와 도시재생의 주역인 시민들이 문제인식을 같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폐철도 부지를 이용한 도시숲.
▲ 폐철도 부지를 이용한 도시숲.

포항시는 도시재생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과의 소통을 통해 지역 스스로의 발전을 유도하기로 하고 지역의 역량강화와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그동안 상의하달(上意下達)식으로 진행된 계획을 지역사회의 주민으로부터 시작되는 상향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포항시는 도시재생의 기본방향을 4개의 권역으로 나눠 육성하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문화예술 중심지로 변모시켜 나갈 계획이다.

양덕·흥해 중심의 북부권은 비즈니스 및 물류 거점지구로 육성해서 KTX가 개통되면, 역세권 개발과 연계 교통망을 차질 없이 구축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조성하기로 했다. 지금까지의 도시재생은 부동산 가치 상승에 중점을 두고 행정 당국이 주도해 전면 철거 후 재건축하는 방식 위주였지만, 포항시가 추진하고자 하는 도시재생의 모델이 물리적인 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지역의 경제·사회·환경적 특성을 고려해서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점진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점은 일단 환영할 만한 일이다.

과거의 도시재생이 `하드웨어` 측면인 재건축·재개발에 초점을 맞춰 도시의 기능 향상과 행정 속도를 중시했다면, 최근의 도시재생은 `소프트웨어`측면을 중시하며 도시의 재활성화와 도시 기능의 재창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제 포항시가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단기적 성과도 좋지만 함께 만들어가는 도시재생의 과정 자체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는 점이다. 정해진 기간과 계획 아래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감성과 창의, 소통과 참여를 통해 계획을 함께 수정·보완해 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도시재생을 통해 포항만의 독특한 색깔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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