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세 청년과 25년 경력자에게 듣는다
⑶ 북부소방서 이순광 소방위·이영혁 소방사

▲ 포항북부소방서 이순광(왼쪽) 소방위와 이영혁 소방사가 소방차 앞에서 파이팅을 함께 외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25세의 청년에겐 패기와 정열이, 한 분야에서 25년을 근무한 중년에겐 경험과 노하우가 있다. 청년의 패기와 중년의 경험이 만나면 시너지효과를 일으키며 조직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되고 밑거름이 된다. 창간 25주년을 맞은 경북매일신문은 이런 선순환의 미덕을 공유하고자 지역 사회에서 충실히 역할을 수행하는 인물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마지막 주인공은 포항북부소방서 이순광 소방위와 이영혁 소방사.

1993년 흥해산불 진화 당시
사흘밤낮 화마와 사투 `아찔`

빙판길 구조 할머니의 방문
따뜻한 감사인사에 가슴뭉클


-소방관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이순광 소방위 = 지난 1993년 3월 21일에 있었던 사건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날짜와 그 당시 상황까지 기억하고 있는데, 그날 흥해에서 산불이 나서 두호·우현·용흥동까지 불이 넘어왔었다. 거기다 시내 주택가까지 걷잡을 수 없이 번져서, 완전 전쟁터처럼 하늘은 온통 검은 연기로 뒤덮여 숨도 쉬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 당시 불길에 갇혀 있는 이재민들도 구하고, 시민들을 안전지대로 대피시키면서 진화작업을 펼쳤는데, 모든 소방관들이 다 그랬겠지만 밤낮 구분없이 3일간 활동했었기에, 엄청나게 힘들고 고된 날로 기억한다.

상황이 모두 종료된 후에 거의 폐허가 된 도시를 보면서 허망하기도 하고, 온 힘을 다했지만 더 피해를 줄이지 못한 나 자신에게 죄책감도 들었고, 시민들이 고생했다고 격려해 줄 때는 뿌듯함과 안도감이 들기도 했었다.

△이영혁 소방사 = 예전에 구급활동을 할 적에, 한 할머니께서 빙판길에 넘어져 다리를 다쳤다는 지령을 받고 출동해 응급처치 후 병원으로 이송해 드렸을 때의 기억이 가장 떠오른다. 이때 할머니께서 구급차에 타셔서 병원까지 가는 내내 미안하고, 고맙다고 계속 말씀하셨다. 한 달여 지나고 난 후 잊힐 때쯤에 할머니께서 소방서에 떡 한 박스를 가져오시면서, 덕분에 많이 다치지 않고 금방 나으셨다는 말씀을 듣고 가슴 뭉클한 감정을 느꼈다.

무엇보다 나 자신의 노력 덕분에 감사함을 표하는 분들을 볼 때마다 가장 보람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앞으로의 각오.

△이순광 소방위 = 국민께서는 우리 소방에 대해 높은 신뢰와 믿음을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러한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최대한 높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려 불철주야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다.

△이영혁 소방사 = 선배님들의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조언과 충고를 맘 속 깊이 새기고, 젊음의 패기와 열정으로 작게는 포항 시민, 크게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있는 힘껏 온 힘을 기울이겠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끝>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