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동기보다 8% 뚝
예약취소 식당도 울상
건강식품은 판매 늘어

`메르스` 여파가 국민의 소비심리 악화에 지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소비자들이 메르스 확산 공포로 사람들이 대거 몰리는 곳에 방문하는 것을 꺼리면서 대형마트, 백화점 등의 매출이 격감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지난 1~4일 전국 매출은 전년 동기(같은 월~목요일) 대비 8.4%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마트 역시 지난 1~4일 전점 매출이 전년 대비 7.8%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확연히 메르스 사태 전후의 매장 분위기, 매출이 눈에 띄게 비교된다”며 “사실 이달 실적이 잘 풀려야 여름 휴가철과 하반기 소비심리 개선에도 효과가 있을 텐데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외식업계도 잇따른 예약 취소 등으로 메르스 사태를 체감하고 있다. 특히 직장인의 회식, 모임 등이 미뤄지거나 취소되는 바람에 고깃집 등 일부 대형 식당도 한산한 모습이다. 모 공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장인 A씨(50·포항시 북구)는 “지난주 본부에서 메르스 때문에 회식과 직원 단체 교육을 하지말라는 공문이 내려왔다”며 “포항은 아직 메르스로 인한 시민들의 야외활동이 심각할 정도로 줄어든 것은 아니나 확실히 회식, 계모임 등은 연기하는 분위기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분위기는 손님이 많은 예식장에서도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예식의 경우 전국 각지에서 친척, 지인들이 모이는 자리이기 때문에 메르스 우려로 참석하지 않고 축의금만 대신 보내는 사례가 늘었다.

7일 대구에서 결혼식을 올린 신부 이모(30)양은 “메르스 환자수가 늘자 서울 등 타 지역 친구들이 결혼식에 참석할 수 없다는 연락을 해왔다”며 “예식이 끝나고 사진을 찍을 때도 텅 비어 있어 속상하고 예약했던 식사 인원수도 채우질 못해 답답할 따름”이라고 털어놨다.

한편, 메르스로 인한 부진한 실적 속에서 건강기능식품은 오히려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가짜 백수오`파문으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메르스 여파의 효과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7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건강 상품군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으나 메르스 여파가 직접적으로 알려진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건강상품군 매출이 2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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