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서 삼척·영덕·포항·감포 대왕암까지
⑺ 강구 바닷가 명물, 영덕 대게 맛 돋보인다

▲ 영덕 풍력단지의 발전기들이 돌아가는 모습.

대나무 마디처럼 이어져 대게(竹蟹)
고소한 맛 게장볶음밥은 별미

몸에 흰 테 두른 물고기 은어
향기 뛰어나 임금에 진상

약수터·풍력단지도 관광거리

영덕지방의 특산물은 뭐니뭐니해도 `영덕 대게`다.

껍질이 얇고 살이 많으며 맛이 달고 구미를 돋우는 명물로 이름이 높다.

그런데, `대게`라는 그 이름은 `큰게(大蟹)`라는 뜻이 아니고, 대나무 마디와 같이 이어졌다고 하여 `대게(竹蟹)`라 불린 데서 연유한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 펴낸 `대한민족문화대백과사전`이 밝히고 있는 사실이다.

▲ 대게 뚜껑에 담은 게장볶음밥과 세 가지 나물 그리고 김치 한상.
▲ 대게 뚜껑에 담은 게장볶음밥과 세 가지 나물 그리고 김치 한상.
이 대게의 서석처는 영덕군 대진(大津) 앞바다에서 포항시 구룡포(九龍浦)와 경주시 감포(甘浦) 바다에 걸쳐져 있다.

그러나 아무 때나 게를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법률상의 어획기간은 12월에서 다음해 5월 31일까지이다.

▲ 강구항 다리목에 세워진 대게 발 조각 등대. 관광객이 그 밑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강구항 다리목에 세워진 대게 발 조각 등대. 관광객이 그 밑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기간에 잡힌 것이 살이 깊고 맛도 좋다고 한다. 6월에서 11월까지는 금획기간이다. 또한 몸 너비 12㎝ 이하의 어린대게와 암컷대게(일명 빵게)는 연중 잡을 수 없게 금지하고 있어, 이를 어길 경우 `수산물 어획법`에 의하여 처벌을 받게 된다고.

1930년대에는 무진장이라할 만큼 많이 잡혔는데, 1960년대에 들어서는 어획량이 점차 줄기 시작, 현재는 어획량이 극히 줄어들어, 명물 대게가 자취를 감출까 우려되고 있다 한다.

▲ 영덕 강구항 거리에 길게 줄지어 차려진 대게 판매점들 모습.
▲ 영덕 강구항 거리에 길게 줄지어 차려진 대게 판매점들 모습.
영덕대게 거리

`영덕 대게 거리`에 들렸다. 수 많은 대게 가게가 줄이어 있다. 그 가게 수족관마다 갇혀 있는 산 대게의 수효는 얼마나 될까. 대게 거리만이 아니다. 강구 풍물거리 지하층에도 대게가게는 줄이어 있다.

그 중의 한 가게 `미리횟집`에 들렀다. 73세의 할머니가 혼자 꾸려가고 있는 대게 가게. 강구 2동 바닷가 낚시터에 집을 지어 19년째 영업해왔다고 한다.

▲ 영덕 강구항 풍물거리 지하 가게에서 대게 식당을 19년째 열고 있는 임이출 할머니(73).
▲ 영덕 강구항 풍물거리 지하 가게에서 대게 식당을 19년째 열고 있는 임이출 할머니(73).
“대게는 11월부터 나오는데 2월이나 3월에 나오는 게가 그중 맛있어요. 5월말 이후에 나오는 게는 수입산으로 봐야 할 겁니다.”

임이출 할머니의 말이다.

▲ 임이출 할머니가 썰어 놓은 대게 한 대접.
▲ 임이출 할머니가 썰어 놓은 대게 한 대접.
날카로운 칼로 싹뚝싹뚝 게다리를 잘라 쟁반에 가득히 담은 다음, 게장볶음밥을 비벼 1인분씩 공기에 담아낸다.

게장볶음밤이란, 방금 지은 하얀 밥에다 게장, 김가루, 참기름을 부어 섞어 담아주는 밥이다. 게와 김과 참기름이 어울려, 고소한 향기가 넘치는 별미밥이다.

4만원짜리 게 3마리에 서비스로 따라나오는 홍게 한마리와 게장볶음밥으로 네사람이 저녁상을 마주하는데, 강구 바닷가에는 초저녁 무지개가 걸려 있었다.

▲ 배과수원에서 손질하고 있는 주인 내외.
▲ 배과수원에서 손질하고 있는 주인 내외.
오십천 은어와 약수터

영덕군 강구 바다에는 대게가 있고, 오십천(五十川) 맑은 강에는 은어(銀魚)가 있다. 몸에 흰 테를 두른 이 물고기는 향기가 좋아, 일찍이 임금에게 일등 진상품으로 바쳤다해서 이름이 높다.

군내에는 손꼽히는 약수(藥水)도 많다. 창수면의 가산(佳山) 약수, 강구면의 화전(花田) 약수, 남정면의 남정약수, 묘곡약수, 영해면의 초숫골약수, 축산면의 대곡약수, 지품면의 삼화약수, 달산면의 서점약수 등 약수터가 많아, 여름철을 전후하여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그래서인지 과수원도 많다. 복숭아, 사과, 배 등 과실들도 풍성하게 열매를 맺는다.

▲ 이영희 교수
▲ 이영희 교수
4월이 오면 `복사꽃잔치`도 화려하게 열린다. 그리고 영덕군에는 풍력(風力) 단지가 있어, 적잖은 전력(電力)을 발전하고 있다. 발전기 수는 24기.

이 풍력발전기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한국전력공사에 일괄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연간 전력 생산량은 2만가구 이용량이다. 주목할만한 시도가 아닐 수 없다.

/글·이영희(작가·전 포스코인재개발원 교수) 사진·하홍걸(디지털 희망칼라) 캘리그래피·제일커뮤니티

    이영희(작가·전 포스코인재개발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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