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이 변하고 있다
(2)영일만항

▲ 지난 15일 이강덕(왼쪽) 포항시장이 러시아 하산, 중국 훈춘 등 2개 시 관계자와 우호협력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채택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포항시 제공
▲ 지난 15일 이강덕(왼쪽) 포항시장이 러시아 하산, 중국 훈춘 등 2개 시 관계자와 우호협력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채택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포항시 제공

지난 1992년 첫 삽을 뜬지 10여년만인 2009년 9월, 3만 t급 컨테이너 4선석 규모로 문을 연 포항영일만항. 영일만항은 러시아 극동지역의 북방물류와 북한 나진·선봉의 대북교역, 그리고 일본, 미국, 유럽 등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550만 대구·경북의 유일한 수출입 관문이자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부두·방파제 건설 등 마무리땐 국가경제 견인차役 톡톡
지역수출 물동량 비율 높여 자생력 키우기, 선결과제로

영일만항은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연계가 가능한 대륙진출 전진기지로 새롭게 평가받고 있다. 그래서 영일만항은 건설공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대구·경북 발전의 전략 요충지로 급부상했고, 항만 배후산업단지는 매력적인 투자처로 큰 주목을 받아왔다. 그리고 이번 이강덕 포항시장의 러시아와 중국 훈춘시 방문을 계기로 북방교역과 대북 물류전진기지로 재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매년 평균 70여억 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해 2014년 말을 기준으로 총자본금 780억 원 중 762억원이 잠식된 상황이다. 올해 목표물동량을 14만8천TEU로 예상했을 때 수입 132억원, 지출 201억원이 예상돼 올해 상반기에는 완전 자본잠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항영일신항만(주)는 긴급자금 80억원을 투입하고, 출자사와 연계해서 정부의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 당시 물동량과 기준 사용료 과다 추정 등을 이유로 민간투자사업 협약내용 변경 등을 재협의 할 계획이다.

 

▲ 대구·경북의 수출입 관문이자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포항영일만항 전경. <br /><br />                                                       /포항시 제공
▲ 대구·경북의 수출입 관문이자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포항영일만항 전경. /포항시 제공

포항시도 경북도와 협력해 물동량 확보 및 선사유치 영업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며 낭비적인 포트세일즈를 줄이고 실질적인 `맨투맨` 타깃 포트세일즈를 강화해서 오는 2020년에는 처리물동량 25만TEU를 달성해 경영수지 흑자로 전환시킬 방침이다. 특히 포항시는 오는 2020년까지 총 사업비 2조8천463억원을 투입해 부두 16선석과 8.11km의 방파제를 건설할 계획이다. 또한 현재 운영 중인 컨테이너 4선석과 잡화부두 2선석, 북방파제, 어항부두, 어항방파제, 역무선 부두 외에 방파제(8.8km)와 항만배후도로(9.68km), 동해중부선 신포항역에서 영일만항까지 9.2km의 인입철도 등 조성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모두 마무리되면 영일만항은 환동해물류 거점은 물론 세계를 향한 관문으로서 지역발전은 물론 나아가 국가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 12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중국 훈춘지역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을 통해 포항시는 영일만항 물동량 확보와 국제 항로 개설 등 물류산업과 해양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한편 이들 지역과의 긴밀한 교류협력을 통해 민간 투자 활성화 앞당기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러시아 극동지역의 최대도시인 블라디보스토크시와 우호도시 협력을 맺은데 이어, 러시아 극동지역의 물류중심 기지로 급성장하고 있는 하산군과 `물류·관광교류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함으로써 포항 영일만항과 하산군의 자루비노항을 연결하는 항로개설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로서 포항시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영일만항 국제여객선부두의 조기 건설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일만항이 이처럼 환동해물류 거점항으로의 도약에 가속도를 붙이는 가운데 장밋빛 전망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포항시가 목표한 것처럼 영일만항이 오는 2020년부터 흑자전환이 된다고 하더라도 풀어나가야 할 과제 또한 만만치 않다.

우선 동북아 물류 허브항만의 자리를 놓고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및 중국내 항만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영일만항이 환동해 물류 중심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배후단지 내에 기업 유치를 통한 안정적 물동량 확보 및 현재 1%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대구·경북지역 수출 물동량 비율을 높여 자생력과 경쟁력을 키워 나가는 것이 선결과제다.

대구·경북이 `21세기 해양시대`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영일만항 물동량 확보와 그 배후단지개발에 관심을 보여야 한다. 이것은 포항만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대구·경북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차대한 문제다. 결국 영일만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희망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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