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최대 수혜자”

지지층 절반이 한나라로

대권주자 가운데 3위이자 범여권 후보군 가운데 선두자리를 지켜왔던 고 건 전 총리가 중도하차함에 따라 고 전 총리 지지자들의 표심이 어느쪽으로 쏠릴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가운데 여론조사기관들의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에서는 이명박 전 시장이, 범여권에서는 정동영 의장이 가장 큰 수혜자가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 전 총리의 대선포기 발표 직후 실시된 몇몇 여론조사 결과에서 고 전 총리 지지자들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대표 등 한나라당 후보군쪽으로 상당수 이동해 정치권에서 예측한 것 같은 표 쏠림현상이 두드러진 가운데 여권 후보 중에서는 고 전 총리와 지역적 기반이 겹쳤던 정동영 전 의장에게 가장 많은 지지자 이동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SBS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리서치에 의뢰, 전국의 19세 이상 남녀 1천7명을 대상으로 지난 16일 오후 실시한 전화면접 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에 따르면 고 전 총리 지지자들 가운데 30.6%가 이명박 전 시장쪽으로 이동했고, 16.2%는 박근혜 전 대표, 7.1%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쪽으로 옮겨 간 것으로 나타났다.

고 전 총리 지지층의 절반이 넘는 53.9%가 한나라당 후보쪽으로 마음을 돌린 셈이다.

여권 대선후보 중에서는 정동영 전 의장에게로 11.8%가 이동했고, 강금실 전 법무장관에게 5.8%의 지지자가 옮겨갔다.

또 여론조사기관인 글로벌리서치가 16일 오후 19세 이상 남녀 7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7%)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이 조사에서도 고 전 총리 지지층 가운데 35.1%가 이명박 쪽으로 이동했고, 박근혜 7.0%, 손학규 7.0% 등 한나라당 후보에게 50.6%가 옮겨간 반면, 여권 후보쪽으로는 정동영 5.3%, 한명숙 총리 3.5%, 강금실 1.8% 등 10%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고 전 총리 지지층 가운데 40%에 가까운 응답자들이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현재 범여권에서는 아직 대선출마선언을 한 후보가 없다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CBS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16일 66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8%)에서는 정동영 전 의장이 최대 수혜자인 것으로 조사돼 다른 여론조사들과는 차이를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정 전 의장은 일주일 전 조사에 비해 3.6% 포인트 상승해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박근혜 2.2% 포인트,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1.3% 포인트, 김근태 0.6% 포인트, 정운찬 0.3% 포인트 등의 순으로 상승했으나, 이 전 시장은 오히려 0.6% 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고 전 총리를 지지했던 유권자들만을 대상으로 범여권 후보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고 전 총리와 같은 지역적 지지기반을 가진 정동영 전 의장이 21.1%로 1위를 차지했고, 정운찬 10.7%, 김근태 8.7%, 한명숙 8.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김진호기자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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