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이 되는 요리, 나누고 싶었죠”
고단한 심신 위로하는 건강한 음식 연구 몰두
경주장애인복지관서 재능기부하며 보람 느껴

▲ 지난 6일 오후 변상연(왼쪽)·김다영 대표가 베이킹 강좌를 준비하고 있다.

바쁜 사회생활에 지쳐 있는 현대인에게 최근 유행하는 트렌드 중 하나가 먹방, 맛집 등 `요리`를 통한 마음의 치유라 할 수 있다. 맛있는 요리를 먹는 순간만큼은 누구나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꾸밍쿠킹스튜디오의 김다영(26)·변상연(29) 대표는 요리를 통해 느꼈던 마음의 안정을 타인에게도 전하고 싶다는 의지로 요리의 길을 직접 찾아나선 사례다.

이들이 운영 중인 `쿠킹스튜디오`는 요리를 체험하고 배우는 공간으로 주로 베이킹, 초콜릿 등 디저트류를 만들 수 있으며 어린아이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찾는다. 겉으로 보기엔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일에 불과하지만, 함께 요리를 만들며 나눌 수 있는 교감 등을 통해 정서적으로도 편안함을 느끼고 잠시라도 `힐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처음에 막상 스튜디오를 차린다는 계획을 세우고는 걱정이 태산같이 앞서기도 했다.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는 요리와 미술 등을 병행하는 강좌가 많이 활성화돼 있었지만, 아직 지역 내에서는 크게 알려지지 않아 스튜디오 운영이 얼마나 잘 될지 미지수였다. 하지만 문을 연 지 수개월째인 지금은 소문을 타고 제법 많은 이들이 찾아오고 있다.

여태 수업을 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는 없느냐고 묻자, 변 대표가 문득 떠오르는 학생이 있다며 이야기를 꺼냈다.

“한 자매가 강좌를 들으러 왔었는데 중학생이었던 언니가 엄하게 자랐는지 늘 주눅이 들어 요리를 하면서도 망치면 어떡하나 걱정하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어요. 하지만 요리란게 답이 없잖아요. 좋아하는 방식으로 만들고, 즐겁게 먹을 수 있으면 그게 정답이며 잘하고 있다고 늘 격려해줬어요. 그랬더니 아이가 자신감을 되찾는 모습이 눈에 띄더라고요. 그때 느꼈죠. 요리에는 마음을 열 수 있는 무언가가 있구나”

이처럼 눈앞에서 `요리가 가진 힘`을 느꼈다는 이들은 더 많은 사람을 만나 함께 요리하며 따듯함을 전해주고 싶다는 마음이다. 이에 수업 레시피도 타인과 함께 작업할 수 있으며 사회성·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부분을 주로 몰두해 연구하고 있다.

이밖에 꾸준히 경주시 장애인 복지관을 찾아 시각장애인을 위한 재능기부를 하며, 이들이 도리어 마음의 눈으로 만드는 요리에 대해 배우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또한 향후 포항이나 인근 지역에서도 재능기부가 더 필요한 곳이 있다면 얼마든지 환영이라는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에게 더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없느냐고 묻자, 잠시 망설이다 말을 이었다.

“요리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감싸 안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저희 모두 다른 공부를 하다 지친 마음에 요리를 배웠고, 무척 힘이 됐거든요.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삶에서 무척 중요한 것 같아요. 단, 자신이 창업 등으로 직접 길을 개척하게 되면 어떤 일을 하더라도 최고가 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몇 배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느낍니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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