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잠동 `궁물촌`

▲ 남구 대잠동의 한우국밥전문점 궁물촌.

포항시외버스터미널 근처의 `궁물촌`은 대합실만큼이나 다양한 복장을 갖춘 사람들을 마주치게 되는 곳이다. 배낭을 멘 연인부터 넥타이를 맨 직장인, 작업복 차림의 근로자, 조끼를 갖춰 입은 택시기사까지. 다들 각양각색의 차림새이지만 오직 단 한 순간, 주문할 때만큼은 미리 입을 맞춘 듯 `소고기국`으로 하나 된다.

이 집은 국내산 한우 1등급 갈비를 사용해 정성 담긴 맛과 푸짐한 양을 자랑한다.

2대째 내려오는 오랜 전통이 국물 맛에 배어 있는데다 아낌없이 재료를 그릇에 담아내 시민들은 물론 지역을 오가는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자자하다.

둥글고 넓적한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져 나오는 소고기국은 가장 먼저 튼실한 소고기 고명이 눈길을 끈다. 수북이 담긴 콩나물과 나박나박 썰어 넣은 무 사이로 제법 두툼하고 큼지막하게 토막낸 소고기가 숟가락이 아닌 젓가락부터 유혹한다. 실제로 이 집 단골들은 국물에 밥을 말기 전 우선 고기부터 몇 점 건져내 배추에 올려 쌈을 싸 먹는다. 오동통한 소고기의 쫄깃한 식감이 배추의 아삭함과 어우러져 애피타이저로서도 손색이 없다.

빨갛지만 맵거나 짜지 않고 오히려 고기육수의 구수하고 개운한 맛에 자꾸만 들이키게 되는 국물 또한 이 집 소고기국의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덕분에 밥을 말아 넣은 소고기국밥은 각각의 재료들 중 어느 것 하나 이질감 없이 입 안에서 어우러진다. 국물과의 혼연일체를 자랑하는 밥알들은 사각사각 씹히는 깍두기와도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며 목구멍으로 술렁술렁 넘어간다.

 

▲ 궁물촌의 인기메뉴인 소고기국. 한그릇에 8천원으로 큼지막한 소고기가 푸짐하게 담겨 있어 한 끼 식사로 제격이다.
▲ 궁물촌의 인기메뉴인 소고기국. 한그릇에 8천원으로 큼지막한 소고기가 푸짐하게 담겨 있어 한 끼 식사로 제격이다.

소고기국 주문 시 `단짝`을 이루는 만두 또한 인기메뉴로 꼽힌다. 얇은 만두피가 다진 고기와 야채를 부드럽게 감싸 식탁과 뱃속을 더욱 풍성하게 채운다.

관광객 김하랑(24·부산시 진구)씨는 “소고기국에 밥을 말아 먹는 국밥이야말로 진정한 패스트푸드이면서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든든한 한끼”라며 “일반 소고기국과는 달리 소고기가 두툼해 식감이 남달라 `밥심`이 단단해졌다”고 웃었다.

(문의 054-273-9777, 24시간 운영, 연중무휴)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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