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탐사 다시 형산강에서…
(6) 형산강 생태의 위협자들

▲ 형산강 지류인 포항 기계천 옆 안강들녘의 기러기 사진제공=형산강환경지킴이

전례 없는 대협력의 시대를 맞고 있는 경주시와 포항시의 최근 우호 친선 기류는 가히 `형산강 데땅트`로 불러도 될 만큼 봄바람 속이다.

하지만 형산강이 처한 지리적·행정적 현실은 두 지자체는 물론 경남권역인 울산광역시와의 관계에도 언제든 균열을 가할 만큼 복잡미묘하다. 특히 유로 연장이 지난 2000년 5월 정부가 공인한 63.95㎞로 다소 짧지만 지자체 3곳에 걸쳐 있어 환경오염 등 수질 관리문제는 언제든 갈등의 뇌관으로 잠재돼 있다.

영일만에 유입되는 3급수이하 수질
되풀이되는 江하구 `적조` 주범으로
하수처리 방류수 유입·골재 채취 등
유지수 고갈·자정기능 상실 부추겨

□형산강의 수질 실태

지난 2001년 본격 실시된 (사)포항지역사회연구소와 경주환경운동연합의 `형산강 프로젝트` 당시 단행본 `형산강`과 함께 수질환경조사보고서가 발표돼 관심을 모았다. 이후 관련 연구 실적이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아 14년 간의 수질환경 및 수계관리의 변화를 비교하기는 쉽지 않다.

당시 수질환경조사를 주도한 최석규 동국대 생태교육원 교수(당시 서라벌대 교수) 등에 따르면 일단 울산과 경주의 발원지를 모두 비교해야 한다. 과거 울산 측 복안천의 수질은 봉계지역 불고기단지의 생활하수로 인해 상류이지만 이미 2~3급수이다. 경주 건천읍 대천은 중류인 건천을 지나면서 2~3급수로 오염된 후 형산강 합류지점에서 자정작용에 의해 1~2급수로 회복된다.

이후 본류에 유입되는 남천은 토실과 황성동의 생활하수, 용강공단과 경주하수처리장의 배출수, 희망촌 가축배수 등에 의해 2~3급으로 악화된다. 이후 안강에서 발원한 칠평천도 아파트 생활하수에 2~3급수로 악화돼 기계천과 함께 형산강 우안으로 유입된다. 포항에서도 상수원인 유강취수장 지역에서 3~4급수로, 다시 철강공단의 배출수 등에 의해 3급수 이하로 악화돼 영일만에 최종 유입된다. 하구에 매년 되풀이되는 적조는 이 영향도 크다.

이로 인해 2~3급수인 복류수를 식수로 이용하는 포항시는 형산강 수질관리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수질개선 비용에 비해 효과는 완만하며 특히 상류에 대단위 하수처리장이 건설돼 하류에 처리수를 배출함으로써 부작용마저 보이고 있다. 여기에 상류의 하천이 건천화돼 생태계 전반이 파괴됨으로써 자정기능 상실로 수질개선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환경개선 효과를 부인하기는 어렵다. 최석규 교수에 따르면 지난 14년간 경주시와 정부 등의 노력으로 외부 유입 오염물은 대폭 감소했다. 하지만 상류인 경주 신당리 일대 희망촌의 가축 분뇨가 여전히 유입되는 등 포항 상수원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오염원에는 아직도 큰 변화가 없다고 지적됐다.

 

▲ 영일만환경지킴이 회원들이 지난 2월6·24일 경주시 율동 도초마을 앞에서 확인·신고한 형산강 오염 현장은 지난 3일에도 방치돼 있었다.
▲ 영일만환경지킴이 회원들이 지난 2월6·24일 경주시 율동 도초마을 앞에서 확인·신고한 형산강 오염 현장은 지난 3일에도 방치돼 있었다.

□ 전반적 개선 속 오염 여전

형산강 수질의 개선을 더디게 하는 원인 중 하천 유지수 문제를 빠트릴 수 없다. 형산강은 하상 구배가 매우 급해 우기는 물론 평상 시에도 하천수가 급격히 영일만으로 빠져버린다. 따라서 우기를 제외하면 고질적인 수량 부족이 심각한 현실이다. 여기에 경주 서천과 북천을 각각 지나면서 대규모 하수종말처리장과 덕동댐, 보문저수지도 수량 고갈의 한 주범이다.

하천을 가로지르는 수중보도 하천 유속을 감소시키고 아래 편 인공 소에 하천수가 정체돼 특히 여름철 생활하수의 오니가 침전되고 용존산소를 고갈시켜 수서생물의 감소를 유발한다. 이처럼 인공적인 하천 변형 실태 가운데 콘크리트 호안도 직강화돼 미생물과 원생동물 부착을 막아 자정 작용을 막고 있다. 특히 둔치 이용 실태 중 울주지역 복안천 주차장, 경주 서천 강변 주차장, 북천의 경작지, 하상을 이용한 도로와 경작지 등도 자연형 호안으로 복원하고 철거하는 등 근본적 친수환경공간으로 재창조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같은 수질오염 실태는 당시 두 시민단체와 학계, 포항시 공무원 등이 참가해 실시된 형산강 보트 탐사에서도 상당 부분 확인됐다. 대부분의 구간은 고무보트 운행이 어려울 만큼 수량이 부족해 참가자들이 애를 먹었다. 동국대 하천변 모래톱에서는 골재채취가 극성을 부려 유속 가속화에 따른 자정 기능의 상실을 부추기고 있었다.

용강공단 쪽 레미콘공장에서 건너편 나원리 방향으로는 차량 이동거리 단축을 위해 하천을 굴착해 도로를 조성한 현장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어 경주시하수처리장 배출구 근처에서는 방류수로 인한 탁도와 부유물질의 퇴적실태가 확인됐다. 또 건천-포항 산단 근처 지점의 둔치 경작지에서는 농약과 비료 등 유기물질의 유입 현장도 목격됐다. 하류에서도 포항 유강 외팔교에 이르자 물색깔이 갈색에 가까웠으며 연일대교에서 영일만까지 약 4km에 걸쳐 연일과 양학의 배수펌프장, 하수처리장 방류구, 구무천 등 오염원이 집중돼 우염부하량을 더하고 있었다.

지난 2007년 5월 창립 이래 회원들이 사재를 들여 답사와 환경보호활동을 하고 있는 형산강환경지킴이 김상춘 회장은 “지자체들은 관련 실태가 나아졌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지난 3일 답사에서 울산과 경주의 경계지점 하천에서 송아지 매립 사체가 발견될 만큼 환경관리의 사각지대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 형산강환경지킴이 김상춘(맨 왼쪽) 회장과 회원들이 도보탐사 활동 중인 모습.
▲ 형산강환경지킴이 김상춘(맨 왼쪽) 회장과 회원들이 도보탐사 활동 중인 모습.

8년째 꾸준히 포항·경주지역 환경감시활동 펼쳐와
형산강의 파수꾼 ① 형산강환경지킴이


형산강 유역에서 강의 혜택에 감사하며 삶을 영위하는 이들, 한사람 한사람은 모두 강의 과거와 현재를 지키고 후손을 위해 미래를 도모하는 강의 파수꾼들이다. 그들의 영역은 형산강이 생업의 터전인 농·어업인과 문화역사지리 답사자 등 개인에서 환경단체 등 NGO까지 미치지 않은데가 없다. /편집자 주

형산강환경지킴이(회장 김상춘)는 지난 2007년 5월 9일 결성 이래 올해로 8년째를 맞이하면서 포항과 경주를 통틀어 환경보호와 답사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순수 민간조직이다.

지난 2007년 11월 19일 형산강 `걸어서 발원지까지`도보탐사 출정식을 한 뒤 모두 3차의 활동을 마무리하고 매년 50회 이상의 자연정화와 문화유적탐사, 환경의식 확산 등의 활동을 벌였다.

이 같은 공로로 지난 2009년과 2010년에는 2년 연속으로 (구)낙동강유역환경청의 민간단체 수질보전 지원사업자로 선정되고 김관용 지사가 선정하는 경북환경상(2010년)을 수상했다. 또 지난 3월에는 화성장학문화재단 등이 주최하고 대구시와 경북도 등이 후원하는 제21회 늘푸름환경대상의 우수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현재 회원은 121명이 등록돼 있으며 지난 2011년 김 회장이 취임한 뒤 2012년 12월에는 형산강발원지 표석을 설치하기도 했다. 이 같은 활동 외에도 형산강환경지킴이가 꾸준히 긴장을 놓지 않고 있는 분야는 울산과 경주, 포항 일대에 대한 환경감시활동이다. 특히 지난 3일 상류지점인 울산광역시 울주군 봉계~중리천 도보탐사에서는 봉계불고기단지 인근 하천에서 폐 송아지 매립 현장을 확인해 울산과 경주 인접지 일대 환경사각지대 실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송아지 사체 매립현장은 이미 지난 2011년 5월 경주에서도 이 단체에 의해 확인, 보도돼 파장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상춘 회장은 “대부분 불법 현장을 지자체에 신고해도 묵살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세계물포럼 행사 개최국의 위상에 관련 정책에 크게 못 미치는 만큼 회원들과 함께 형산강 생태환경보호 노력에 더 역점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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