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형 교사의 인성과 밥상

우리나라 상황을 나타내는 여러 지표 중에서 재앙으로까지 불리는 것이 있다.

바로 `세계 최저출산율`이다.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에 대해 영국의 데이비드 콜먼 교수는 인구 감소로 지구상에서 제일 먼저 없어질 나라가 대한민국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콜먼 교수의 경고가 단순히 경고로 그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듯 최근 우리나라에는 `딩펫족 (dinkpe族)`이 빠르게 늘고 있다.

산자연中 마을학교 운영
할아버지·할머니 명예교사
마을 역사·문화 등 가르쳐
자연스레 전통우수성 습득

1. 프롤로그
2. 첫번째 밥상 : 인성 교육 곱씹기
3. 두번째 밥상 : 담백한 인성 교육
4. 세번째 밥상 : 의미 교육
5. 네번째 밥상 : 메아리 교육
6. 다섯번째 밥상 : YHY 교실
7. 여섯번째 밥상 : 과수원 길을 따라서
8. 일곱번째 밥상 : 자연 옮기기-생태도감
9. 여덟번째 밥상 : 자연의 밥상-노작교육
10. 아홉번째 밥상 : 공동체 밥상 -마을학교
11. 열번째 밥상 : 맛있는 인성 밥상 완성

딩펫족은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면서도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 부부를 일컫는 딩크족(DINK : Double Income, No Kids)과 애완동물을 뜻하는 펫(pet)이 결합한 합성어다.

딩펫족은 아이 대신 애완동물을 기르며 사는 맞벌이 부부를 뜻한다.

우리나라에는 딩크족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유로 한 자녀 가정도 늘고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가족 형태는 핵가족을 넘어 초핵가족으로 변하고 있다.

가족 형태의 변화는 밥상 풍경도 변화시켰다. 많은 가족이 둘러앉아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며 밥을 먹는 장면은 이젠 명절, 또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게 됐다.

가족이라고 해봐야 서너 명뿐인데, 그들조차도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전무한 게 우리 밥상의 현실이다.

그래서 요즘 밥상은 단순하게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 바뀌었다.

전통적인 밥상이 무너지면서 사람도, 가족도, 사회도 무너졌다.

사람이 무너졌다는 것은 사람의 도리인 사랑, 배려, 존중, 이해 등 더불어 사는 마음을 잊어버린 것이다. 사람, 즉 인간은 인간성을 상실했고, 정이 없는 가족은 남보다 못하게 되었고, 나만 있고 너는 없는 사회는 각박해질 대로 각박해졌다.

우리사회는 사랑과 정이 자랄 수 없는 불모지로 변해가고 있다.

아마 사랑과 정이 없는 삭막한 사회에서 삭막한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 불모지를 사랑이 넘치는 옥토로 바꿀 수는 없을까.

의외로 방법은 간단하다.

밥상이 무너지면서 사회가 삭막해졌기에 밥상을 다시 재건하면 된다. 밥상을 재건하기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바로 무너진 사람을 일으키는 것이다.

산자연중학교는 무너진 전통 밥상을 재건하기 위해 마을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마을 학교란 마을이 학교가 되는 것이다. 마을은 사회를 형성하는 기본단위로 마을엔 에너지가 있다. 그 에너지는 마을의 역사와 문화다.

사회의 급변화로 전통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고, 초핵가족 사회에서 청소년들은 그 전통을 접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게 됐다.

마을 학교는 전통의 산실인 마을을 학교에 들이는 것으로 마을의 역사와 문화, 전통을 학교 교육과정과 융합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마을 학교 선생님은 당연히 할아버지, 할머니들이다.

명예교사로 위촉된 할아버지와 할머니들과 함께 하면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마을의 역사, 문화, 그리고 전통을 배운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전통의 우수성과 소중함을 알게 되고, 또 할아버지, 할머니를 존경하게 된다.

마을 학교는 전통을 배움으로써 무너지고 있는 사람, 가정, 사회를 살리는 산 교육 장이다.

/영천 산자연중학교 교사

    이주형 영천 산자연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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