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순례
학산동 `방자식당`

▲ 한그릇에 1만2천원인 맑은 국물의 생대구탕. 입맛에 따라 고춧가루 넣어 얼큰한 국물로 주문해 먹을 수 있다.
▲ 한그릇에 1만2천원인 맑은 국물의 생대구탕. 입맛에 따라 고춧가루 넣어 얼큰한 국물로 주문해 먹을 수 있다.

`낯선 도시에서 식당을 찾을 땐 관공서 주변을 검색하라!`

맛집을 찾아다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꽤 알려진 `격언`이다. 그 지역을 가장 잘 아는 관공서 직원들이 즐겨 찾는 식당이야말로 진정한 맛집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하물며 각 읍·면·동사무도 등 수십 년간 한 곳에서 자리를 지킨 토박이들의 추천이라면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북구 학산동의 `방자식당`은 인근 관공서 직원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자 이끌고 가는 맛집으로 알려져있다. 막상 두 눈 크게 뜨고 찾지 않으면 출입문을 쉽게 지나칠 정도로 허름한 외관을 갖고 있지만 정작 문을 열고 들어서면 셔츠와 넥타이 등 잘 차려 입은 직장인들이 테이블을 메우고 있다.

 

▲ 북구 학산동의 생대구탕전문 방자식당
▲ 북구 학산동의 생대구탕전문 방자식당

이 집의 인기메뉴인 `생대구탕`은 맑은 국물의 지리에 가깝다. 뚝배기에 육수를 붓고 무와 콩나물, 미나리 등 각종 야채를 넣고 끓여 깔끔하고 시원한 국물 맛이 특징이다. 대구탕의 국물 맛은 어떤 대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싱싱한 대구를 사용해야 특별한 양념이나 조리없이도 시원한 국물 맛을 낼 수 있다. 평범한 듯 특별할 게 없지만 오히려 기본에 충실하게 조리한 것이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비결이다. 특히 이곳은 음주 후 이 집 대구탕의 국물 맛을 본능적으로 떠올리는 이들의 발길이 유난히 잦다. 시원한 국물이 숙취 해소는 물론 속을 편안하게 달래줘 직장인 남성들의 회식 다음 날 점심식사 코스로 자리잡은 분위기다. 구수한 국물이 위장을 달구기 시작하면 손님들이 하나 둘씩 정장재킷을 벗어 의자에 걸어두고 연신 탄성을 내지르는 모습이 연출된다.

직장인 이모(57·북구 양덕동)씨는 “동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친구덕분에 이 집 대구탕을 맛본 후 그 맛에 사로잡혀 10년째 단골”이라며 “일부러 이 집 대구탕 먹으려고 전날엔 항상 술을 마신다. 어제는 술을 좀 더 마실 걸 그랬나”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대구 살을 발라먹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오동통한 대구 살이 입 안 가득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사이 앙상한 뼈만 층층이 쌓여간다. 각종 나물무침부터 생선회, 문어숙회 등 식탁에 차려진 반찬들도 독특한 맛을 낸다.

(문의 054-242-3579, 오전 11시30분~오후 8시30분, 연중무휴)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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