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맛집을 찾아서
안동 용상동 `왕고집매운탕`
임하댐 수몰민 어부가 운영
생물 민물고기만 사용 고집

▲ 잡어 매운탕

강을 끼고 있는 지역이라면 매운탕이나 찜, 조림 등을 전문으로 하는 업소는 제법 많다. 전국에 매운탕만큼은 나름 내로라하는 민물고기 식당들도 부지기수다.

안동댐과 임하댐의 넓은 호수에 강을 낀 안동에는 아주 특별한 매운탕집이 있다.

김성동(61)·장경희(61) 동갑네기 부부가 운영하는 `왕고집매운탕`이 바로 그곳이다.

안동시 외곽 임동면 사월리에서 태어난 김씨. 원래 농사가 주업이었던 그는 농지가 안동댐에 모두 수몰되면서 어부 생활을 시작했다. 바로 집 앞이 물로 가득하니 일소를 팔아 배와 어구를 마련하면서 물고기와의 인연은 자연스레 이어졌다.

20여년 전 민물고기 전문 매운탕집도 차렸다. 안동시 용상동 변두리에 위치한 이곳은 낙동강 최상류 청정 민물고기를 잡아 모래무지 잡어 매운탕, 꺽지 도리뱅뱅, 쏘가리찜 등 각종 맛깔스런 음식으로 둔갑시켜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성품이 원래 착해서 그런지 김씨는 물고기 잡는 데 큰 욕심을 내지 않는다. 그날그날 팔 수 있을 만큼만 잡아와 다 팔면 식당 문을 닫고, 또 물고기 잡이에 나선다.

고집스럽게도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고 냉동이 아닌 생물만 쓴다고 해서 간판 이름도 `왕고집매운탕` 이라고 했다. 그래서 이 집에는 별도의 물고기 보관용 냉동고조차 없다.

“오래 됐거나 얼린 물고기와 갓 잡은 물고기로 만든 매운탕 맛을 비교해 보면 하늘과 땅 차이라는 사실을 미식가들이 더 잘 알지요” 부인 장경희씨가 나름 자신있게 소개한 각종 민물고기 요리를 접해보니 그나마 미식가들이 추천하는 이유가 이해됐다.

 

▲ 꺽지 도리뱅뱅이
▲ 꺽지 도리뱅뱅이

먼저 모래무지, 꺽지, 동자개 등을 넣은 잡고기 매운탕은 기름기가 거의 없어 국물이 담백하고 시원해 탄성이 절로 나왔다. 흔한 메기 매운탕과는 차원이 달라 미각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일명 `꺽지 도리뱅뱅이`는 이름도 별난 것처럼 맛도 별미 중에 별미다. 기름에 튀긴 꺽지를 꾸덕꾸덕하게 말린 다음 프라이팬에 타원 형태로 깔고 고추장 양념을 얹어 구워낸 것이다. 바삭한 식감에다 달달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어울러져 안줏감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갖은 야채를 고명처럼 얹고 쏘가리를 푹 쪄낸 후 갖은 양념으로 간을 맞춘 쏘가리찜은 갓 잡아 올린 신선함 때문인지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다.

가끔 김씨가 물고기를 잡다가 부수입으로 마련한 고소하게 볶은 민물새우와 감칠맛 나게 삶은 다슬기도 음식이 나오기 전 덤으로 맛볼 수 있다.

이 집의 가장 인기 있는 요리는 단연 모래무지만으로 끓인 매운탕이다. 적어도 사나흘 전에 예약해야 가능하다.

예약문의:054-822-6950, 011-822-6950.

/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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