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공지 없이 등급 재조정
VIP고객 하향 불이익 속출
포인트 유효기간 `1년으로`

사용되지 않은 채 사라지는 이동통신사의 포인트가 수천억원 상당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KT가 고객 멤버십의 등급을 공지도 없이 재조정해 물의를 빚고 있다.

KT는 지난 1일부터 멤버십 제도의 포인트 유효기간을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변경하고 연말에 소멸되도록 했다. 또 멤버십 등급을 연간 이용 금액에 따라 기존 슈퍼스타, 로열스타, 매직스타, 해피스타 등 4종류에서 VIP, 골드, 실버, 화이트, 일반 등 5종류로 바꿨다.

하지만 이같은 등급 조정을 두고 일부 고객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그동안 KT는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모바일 고객을 대상으로 10년 이상 사용할 경우 회원 등급을 한 단계 상향 조정하는 제도로 장기 고객들의 유출 현상을 막아왔다. 그러나 이번 등급 조정으로 VIP에 해당하는 슈퍼스타 등급에서 골드, 실버, 화이트까지 강등된 고객이 속출한 것이다.

20년 이상 KT만을 사용해 왔다는 정모(41·포항시 북구)씨는 “1년에 6번 제공되는 영화 무료 관람 혜택을 이용하려 했는데 더이상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통신사가 아무런 공지도 없이 등급을 VIP에서 화이트로 3단계나 강등하는게 말이나 되느냐고 강하게 항의를 했더니 뒤늦게 공지를 했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KT의 모바일용 어플리케이션 `올레 멤버십`을 내려받는 앱스토어의 이용 후기에도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한 고객은 “14년째 KT를 이용해 장기고객인 점을 인정받아 VIP 등급이었는데 갑자기 실버로 추락했다”며 “1년 동안 내는 휴대전화를 사용 합산 금액이 60만원 미만이라는 이유로 고객 등급을 하락시킨다는 건 돈 많이 내는 고객만 고객으로 보겠다는 이야기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처럼 고객의 불만이 잇따르자 KT는 멤버십 제도를 변경한 뒤 며칠이 지난 6일 `올레멤버십 고객 등급 조정안내`라는 내용의 공지를 인터넷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등에 뒤늦게 게시했다.

한편 현재 사용하지 않고 소멸되는 이동통신 멤버십 포인트는 연간 5천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2년 국정 감사 제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이통3사가 지급한 전체 7천910억원의 포인트 중 60%인 4천746억원 가량이 미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소멸되는 포인트에 상응하는 금액을 이용자의 통신요금에서 공제`하는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