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병원 사거리 설치
효자주택 쪽 좌회전하려면
핸들 몇번 꺾어야 목적지행
교통섬 설치후 사고 이어져

▲ 포항시 남구 대잠동 포항성모병원 앞 사거리에 있는 교통섬. 조성된 뒤 오히려 차량 흐름을 방해하고 잦은 사고를 일으키고 있다.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만들어진 교통섬이 오히려 교통 흐름을 방해하고 사고를 유발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 12일 오전 포항시 남구 대잠동의 포항성모병원 사거리 인근 도로. 효자로에서 성모병원 방면으로 향하다 효자주택단지 방향으로 좌회전하는 차량들은 최근에 만들어진 교통섬(최대 길이 15m)이 진로를 방해해 핸들을 몇 번이나 꺾고 나서야 자신이 원하는 길로 향할 수 있었다. 이 중에서도 1t 화물차 이상의 대형화물차와 버스 등은 중앙선과 교통섬을 밟고 좌회전을 하는 등 곡예운전을 하기 일쑤였고, 이런 상황은 30여분 동안 수차례나 발생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30일 공사가 완료된 교통섬 인근에는 공사자재가 한 달 넘게 방치돼 나뒹굴고 있었고, 심지어 날림 공사의 흔적들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대리석인 경계석은 땅에 파묻히지 않은 채 그대로 올려져 살짝만 건드려도 흔들거렸고, 경계석도 어설프게 잘라붙여 불안해 보였다.

지역의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도로에 교통섬을 만들 경우 땅을 파고 경계석을 심은 뒤 이를 시멘트로 단단히 고정시켜야 하지만 대리석과 보도블록을 그냥 도로 위에 올려놓기만 해 날림공사처럼 보인다”며 “교통섬이 없었을 때보다 만들어진 후 교통사고가 빈번해 교통영향평가가 잘못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포항성모병원과 효자주택단지 등으로 향하는 이들로부터 민원이 잇따르자 포항시 남구청과 병원 측은 뒤늦게 교통섬을 건설한 업체에 보수 공사를 요청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포항성모병원 관계자는 “이미 해당 교통섬에 대한 공사가 잘못됐다는 점을 알고 업체에 보수 공사를 요청해 놓은 상황”이라며 “지역 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설 명절이 지나서야 보수가 가능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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