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으뜸 병원을 가다
(3)포항선린병원

▲ 포항선린병원 전경
▲ 포항선린병원 전경

1953년 6월 소아진료소로 문을 연 포항선린병원(병원장 성후식)이 지역 내 응급기관으로서 입지를 구축한데 이어 2008년 포항 최초의 암센터를 개소했다.

지난 7년간 지역 유일의 암센터로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가운데 오는 3월 KTX 동해선 개통을 앞두고 암 치유 거점병원으로 거듭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최신장비로 정확한 암 진단
환자에 최적 치료방향 제시
`빅5` 병원과 협진체계 구축
3만5천여건 누적치료 사례


□ 최첨단 장비로 최고의 서비스

포항선린병원 암센터는 암 환자를 위한 최고 수준의 의료장비를 마련해 진단에서부터 치료, 회복까지의 과정을 원스톱 의료서비스로 제공한다. 이에 지난 7년간 현재 1천200여 명 이상의 환자를 돌보고 3만5천건 이상의 누적치료를 달성했다.

핵의학 분야의 주요 영상장치인 최신형 스펙트 감마카메라는 양질의 핵의학적 영상을 얻는데 사용된다. 현재 포항선린병원 암센터에 설치된 GE사의 최신 장비인 `Gamma Camera INFINIA`는 기존 장비보다 촬영시간 감소, 촬영부위 거리 조정 등의 향상된 기능을 자랑한다. 특히 펫시티(양전자방출단층촬영)는 한 번의 검사로 몸속에 퍼져있는 암 세포 추적이 가능해 부분성 간질, 치매 등 뇌질환은 물론 심혈관 검사에도 사용된다.

센터 관계자는 “암 진단은 향후 치료 계획과 기간 등을 결정하는 중요한 단계”라며 “최신 의료장비을 통해 얻은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선형가속기를 사용해 모의진료하는 모습.
▲ 선형가속기를 사용해 모의진료하는 모습.

□ 전문의 협진시스템 구축

포항선린병원 암센터는 각 분야별 3명의 전문의가 모여 협진시스템을 구축해 운영된다. 협진시스템은 환자들이 여러 진료과를 돌아다니며 치료 받아야 하는 불편함을 줄이는 대신 치료 효율성을 높여 의료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킨다.

이에 센터 의료진들은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대장항문외과와 관련해 치료 효과 극대화 방안을 모색하고 환자맞춤형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더불어 서울대병원, 연세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일명 `빅5`로 불리는 대형병원들과 협력관계를 유지해 환자를 위한 체계적인 암 진료 협진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 성후식 원장
▲ 성후식 원장

□ 최신 선형가속기로 방사선 치료

지역 암센터의 가장 큰 장점은 접근성이 높아 수도권에 위치한 병원에 비해 교통비, 숙박료 등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향후 부작용 및 응급상황 발생 시에도 발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암 치료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방사선 진료는 장기적인 치료가 요구돼 환자들의 병원 선택 시 접근성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포항선린병원 암센터는 최신 선형가속기 등 첨단 장비를 도입해 방사선 치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선형가속기는 암 부위만을 집중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며 “방사선치료는 완치를 위한 고선량치료, 수술 또는 항암요법 전후의 보조요법 등 광범위하게 적용돼 미국과 유럽 등 의료 선진국에서는 이미 전체 암환자의 40% 이상이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 포항선린병원 호스피스센터 관계자들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 포항선린병원 호스피스센터 관계자들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 호스피스 병상 수 전국 2위

포항선린병원은 2002년 경북 최초 말기 암 환자를 위한 완화의료센터를 개소해 수익성이 높은 진료 분야를 중심으로 하는 기존의 타 병원들과는 달리 회복기 의료서비스 강화에 초점을 맞춰 주력해왔다. 이에 2004년 보건복지부 지정 완화의료센터로 선정된 이래 10년 연속으로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말기 환자들을 위해 최대 병상을 마련하고 환자와 가족들을 위로한다. 지난해 2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지역별 완화의료전문기관 현황에 따르면, 포항선린병원은 현재 33개의 병상을 갖춰 경기 샘물호스피스병원에 이어 전국 2위를 차지했다.

최소한의 병상으로 환자 회전율을 높여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과 함께 고통과 슬픔을 끝까지 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 방사선종양학과 노광원 과장<br /><br />
▲ 방사선종양학과 노광원 과장
“대형병원이 신경 못쓰는 수술환자 치료 집중”
인터뷰/ 방사선종양학과 노광원 과장


-포항 유일의 암센터를 개소하게 된 계기는.

△우리나라 인구 50만 이상의 도시는 모두 암센터를 갖추고 있다. 포항은 인근 지역 주민들까지 합하면 60만~70만명에 가까운 인구를 품은 도시다. 그동안 지역 암 환자들은 서울, 대구 등 대도시를 찾아가 수술에서부터 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이처럼 암센터가 필요한 이유는 충분했지만 위험 부담이 높아 우리 병원이 암센터를 개소한다는 소식을 접한 타 병원 및 관계자들도 `곧 망할 것`이라며 매우 비관적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암센터를 열었지만 지난 7년간 지역 유일의 암센터로서의 역할에 집중한 결과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지역 유일 암센터로서의 경쟁력은.

△암 환자의 80~90% 정도가 수도권 내 대형병원에서 수술을 받는다. 조직 검사부터 수술까지 최소 일주일 내에 모든 과정이 끝나기도 한다. 하지만 대형병원은 여건 상 수술 후 환자들의 상태까지 일일이 신경쓰지 못한다. 치료 성과를 중요시 해 말기 암, 전이 암 등 흔히 가망이 없는 환자들의 치료를 거부하기도 한다. 지역 암센터는 고수익을 노리는 대형병원들과는 역할 자체가 다르다. 우리 병원은 수술 후 회복기에 있는 환자들을 위한 항암 및 방사선 치료에 집중한다. 대형병원이 미처 신경 쓰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한 보조치료에 집중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KTX 개통이 위기가 아닌 기회라고 여기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환자들의 반응은.

△수도권에서 수술 받은 환자들이 지방에 내려와 일상생활을 유지하면서 치료 받을 수 있어 반기는 분위기다. 방사선 치료의 50% 이상이 유방암 환자다. 예전엔 50~60대 여성의 발병률이 높았지만 최근엔 연령대가 점점 낮아져 한창 경제활동 중인 30~40대의 환자 비율이 높아졌다. 특히 방사선 치료가 필요한 여성 환자들의 경우 가정이나 직장에 구애받지 않고 치료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한다.

 

▲ 환자가 암센터에서 진료를 받고 있다.
▲ 환자가 암센터에서 진료를 받고 있다.

-최근 대형병원들의 암센터 투자 수익이 크게 줄었다.

△과다 경쟁으로 인한 당연한 결과다. 2000년대 초 암환자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치료 수익이 높아지자 병원들이 앞 다퉈 거대 자본을 투자해 암센터를 짓고 수천억 원씩 들여 최신 장비를 장만했다. 하지만 정작 암 환자 발생률은 크게 늘지 않아 수익이 기대에 못 미치게 됐다. 적정 수준의 의료 장비와 의료진으로 시스템만 잘 구축한다면 과도한 투자로 인한 경쟁보다는 예방센터나 호스피스센터에 집중해 전반적인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암 정복 시대`에 대한 전망은.

△실질적으로 암은 여전히 정복되지 않은 의료 분야에 속한다. 굉장히 많은 연구비를 투자하고 있지만 임상 결과에 따라 가이드라인이 매우 자주 바뀌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미국에서 발표한 NCCN 가이드라인에 따라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이 기준만 따라가도 대학병원에 뒤처지지 않을 정도의 의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 최신 프로토콜을 따라 적정 진료 수준을 유지하고자 노력한다.

 

▲ 포항선린병원 호스피스센터 관계자들이 환자의 생일을 축하하고 있다.
▲ 포항선린병원 호스피스센터 관계자들이 환자의 생일을 축하하고 있다.

-암센터의 향후 비전은.

△우리 병원 암센터는 `암치유센터`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선한 이웃`을 뜻하는 선린병원의 비전을 담아 호스피스센터 운영을 강화해 암 회복기 병원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비전을 담았다. 대형병원으로부터 치료 불가 판정을 받은 환자, 난치암 혹은 전이 암 판정을 받은 환자 등 지역 암센터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 의료 영역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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