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동 `산촌식당`

▲ 산채정식과 비빔밥이 유명한 산촌식당. 가정집을 개조해 입구가 일반 식당과는 다른 것이 특징이다.

“밥은 잘 먹고 다니니?”

해가 바뀌어도 여전히 사람 사이의 정(情)으로 통하는 인사다. 특히 객지에 자식을 둔 부모는 직접 밥을 해먹일 수 없는 안타까움을 실어 인사를 건넨다.

북구 여천동에 있는 `산촌식당`은 자식이 끼니를 거르진 않는지 궁금한 부모들의 근심을 덜어주는 밥집이다. 어머니의 마음 그대로 담아 좋은 재료를 사용한 건강한 식단으로 가장 이상적인 한 끼 식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일반 식당과는 달리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산촌식당은 나무로 꾸며진 화단에서부터 아늑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집의 대표 메뉴인 산채비빔밥은 27년째 꾸준히 단골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그릇 한 가득 콩나물, 고사리, 시금치, 무생채 등 각종 나물을 담아 알록달록한 색감을 자랑한다. 울릉도에서 직거래로 공급받고 있는 각종 나물들은 재료 본연의 향과 맛을 그대로 살려 조리했다.

여기에 버섯과 다진 고기 등을 넣어 식감을 더욱 살렸다. 비빔밥에 빠지면 아쉬운 달걀프라이도 한 가운데 올려 완벽한 비주얼을 뽐낸다. 비빔밥의 화룡정점이라 할 수 있는 참기름도 안강에서 직접 짜내 고소함을 더했다.

한 상 가득 차려지면 고슬고슬하게 조리된 밥 한 공기를 나물 위에 얹어 고추장 한 숟갈 넣고 비벼 먹으면 된다. 이 때 숟가락이 아닌 젓가락으로 비벼야 재료가 뭉개지지 않아 제 맛을 발휘한다. 숟가락으로 비비는 것보다 시간과 노력이 들긴 하지만 그 만큼 맛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 영양만점 각종 나물을 넣어 만든 산채비빔밥. 모듬나물과 모듬전이 비빔밥의 풍미를 더한다.
▲ 영양만점 각종 나물을 넣어 만든 산채비빔밥. 모듬나물과 모듬전이 비빔밥의 풍미를 더한다.

인원수에 맞게 알맞은 양으로 차려지는 모듬나물과 모듬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메뉴다. 미역 등 새콤달콤한 맛을 자랑하는 모듬나물은 구미를 더욱 당긴다. 고구마와 맛살, 우엉으로 만든 각종 전 역시 맛의 즐거움을 전한다. 특히 달콤한 맛으로 아이와 어른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호박전은 손님들 사이에서 단연 인기다. 김치와 잡채, 오징어진미무침 등 각종 반찬을 향한 젓가락의 움직임도 멈출새가 없다.

이제충(82·북구 죽도동)씨는 “옛날엔 이집처럼 상다리가 휘어지게 한 상 가득 차려놓고 먹어야 비로소 `잘 먹었다`고 했었다. 힘들게 발걸음을 이끌어서라도 이곳에 와 산채비빔밥 한 그릇 먹고 나면 살맛이 난다”고 말했다. (문의 054-242-2712, 오전10시~오후9시, 명절 휴무)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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