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한 자치행정 2부

울릉도주민들은 겨울철 육지 왕래는 아예 엄두도 못 낸다. 매년 12월부터 동해상에 기상악화로 육지왕래가 어려운데다 대형여객선이 정기검사를 이유로 1월부터 2월까지 약 50여 일 휴항하기 때문이다,

겨울철에는 2천t이 넘는 여객선도 운항이 어려운데 대체여객선이 고작 500여t. 허가하는 항만청과 여객선사는 울릉도 주민들의 불편은 안중에도 없다. 통신과 SNS가 발달하고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울릉도 주민들도 이동의 자유, 행복의 추구권, 평등하게 삶을 살 수 있는 기본권 주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주민불편을 해결하는 책임은 울릉군에 있다. 하지만 포항지방해양항만청과 울릉군은 같은 행정기관으로서 서로 업무를 협조하고 상생하기는 커녕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민의를 대변하는 울릉군의회도 앞장서야 하지만 지금까지 외면해 왔다. 그런데 최근 이 같은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울릉군의회가 느닷없이 설치고 있다.

왜 이 시점에 난리를 칠까. 지난해 포항지방해운항만청이 울릉군에 보낸 공문에 따르면 포항~울릉 간을 운항하는 썬플라워호(톤수 2천394t)가 선박 정기검사를 위한 상가수리로 24일간(2013.1.7~1.31)휴항한다고 울릉군에 통보했다.

하지만, 포항해양항만청은 이도 모자라 곧바로 2월1~6일 2차, 13~28일 3차로 연장해 주는 등 47일간 휴항을 허가해줬다.

또 올 들어서는 지난 1월6일~2월 27일까지 아예 51일간 정기검사를 위한 선박정비를 핑계로 휴항을 허가해 줬다.

정기검사는 5년에 한 번씩 한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모두 선박 정기검사를 이유로 장기간 휴항을 허가했다. 그런데도 당시 울릉군의회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런데 뒤늦게 우리누리 1호와 썬플라워호가 예년보다 짧은 37일간 휴항한다고 하자 갑자기 대책을 요구하고 나선 것.

당연하지만 씁쓸하다. 왜 어려울 때는 구경만 하고 있다가 지금에 와서 불쑥 나서는가? 이게 바로 의원의 겸직 때문이 아닐까. 여객선사의 울릉도 책임자는 모두 울릉군의원들이다. 이들은 최근 모두 사표를 냈다. 사표를 내자마자 곧바로 이 같은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세비만으로는 생활이 어렵겠지만, 의원이 가져 할 직업의 가치관이 있어야 한다.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을 때 말 한마디 못하고 있다가 이제와서 왜 난리인가. 의원은 군민들의 대변자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나마 이번에 겸직이 안되는 이유를 보여줘서 천만다행이다.

울릉/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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