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단속정보 서로 공유
대리운전 유도 취지 벗어나
술자리가 많아지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스마트폰의 음주단속 앱이 오히려 음주운전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오전을 기준으로 전국에서 77만명 상당이 이용하고 있는 한 음주단속 어플리케이션.
이 앱은 교통상황을 공유하고 대리운전을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 이용자들은 음주단속을 피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었다. 이 앱의 커뮤니티 방에는 지역별로 음주단속 지역을 알려주는 글이 도배돼 있었으며, 어떤 곳에서 음주운전 단속을 준비 중이라는 글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단속 정보가 현 위치를 기준으로 지도에 상세히 표시되고 있었다. 이 앱은 음주단속에 적발된 이들이 주로 이용하며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돌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술자리에서 지인의 소개로 앱을 스마트폰에 깔아 사용했다는 김모(40)씨는 “여느 때 같으면 술자리 후 대리운전을 부르는데 앱을 깔고 난 뒤에는 집에 가는 길에 단속이 없으면 차를 가져갈까 하는 유혹에 빠진다”며 “음주단속 앱이 절대 해서는 안 될 음주운전을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경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음주단속 앱으로 인한 단속 경찰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음주단속 앱 사용으로 단속은 피해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 등은 절대 피할 수 없는 만큼 술을 마시고 난 뒤에는 절대 운전대를 잡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