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단속정보 서로 공유
대리운전 유도 취지 벗어나

▲ 음주단속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폰 앱에 대구지역의 음주운전 단속지역이 실시간으로 제공되고 있다.

술자리가 많아지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스마트폰의 음주단속 앱이 오히려 음주운전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오전을 기준으로 전국에서 77만명 상당이 이용하고 있는 한 음주단속 어플리케이션.

이 앱은 교통상황을 공유하고 대리운전을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 이용자들은 음주단속을 피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었다. 이 앱의 커뮤니티 방에는 지역별로 음주단속 지역을 알려주는 글이 도배돼 있었으며, 어떤 곳에서 음주운전 단속을 준비 중이라는 글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단속 정보가 현 위치를 기준으로 지도에 상세히 표시되고 있었다. 이 앱은 음주단속에 적발된 이들이 주로 이용하며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돌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술자리에서 지인의 소개로 앱을 스마트폰에 깔아 사용했다는 김모(40)씨는 “여느 때 같으면 술자리 후 대리운전을 부르는데 앱을 깔고 난 뒤에는 집에 가는 길에 단속이 없으면 차를 가져갈까 하는 유혹에 빠진다”며 “음주단속 앱이 절대 해서는 안 될 음주운전을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경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음주단속 앱으로 인한 단속 경찰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음주단속 앱 사용으로 단속은 피해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 등은 절대 피할 수 없는 만큼 술을 마시고 난 뒤에는 절대 운전대를 잡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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