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훈대구본부 기자
최근 경북도 인사에서 도의회가 홀대받았다는 불만이 터져나오면서 도 본청과 도의회 인사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차이를 바로잡아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의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우선 도의회 사무처는 도 본청이 의회를 산하기관쯤으로 생각하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다 보니 인사에서도 의회 직원들이 평점에서 불리하게 대접받는 경향이 강하다고 추정한다.

실제 이번 인사에서 92명이 승진대열에 합류했지만 의회에서는 1명이 국장으로 승진하는 데 그쳤다. 의회는 행정직뿐인만큼 승진대열의 전문직 42명을 제외하면 승진 스코어는 본청과 의회가 49대1로 나온다. 심한 불균형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본청과 의회의 승진율이 크게 다른 것은 의회에는 승진에 접근해 있는 사람이 없다는 방증이다. 다시 말해 본청과 의회간 균형있는 인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도 본청 직원들은 이에 대해 조금 다른 시각을 갖고 있는 듯 하다. 부서마다 약간 다르겠지만 도 본청은 대체로 업무가 바쁘고 힘든 부서가 많고, 의회는 상대적으로 업무강도와 스트레스가 본청보다 훨씬 약하다는 것. 따라서 본청보다 의회가 인사상 다소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얘기다.

이같은 본청의 시각에 대해 의회 사무처는 다른 고민을 얘기한다. 사무처 직원은 언젠가 집행부로 가야되기 때문에 사무처에서 너무 튀는 처세를 하면, 집행부에 찍혀 불이익이 예상돼 집행부와 의원들의 사이에서 말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근본적으로 막으려면 도 의회의 인사권을 독립시키면 된다. 그러나 전국시도지사협의회에서 인사권독립을 요구하는 법률 제정을 원하고 있지만, 아직 실현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우선은 현 제도 아래에서 본청과 의회가 상생하는 방법이 요구된다.

지역의 모 대학교수는 “의회사무처는 집행부와 의원들의 중간에서 적당히 일하다 본청으로 옮겨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 온 것을 부정할 수 없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도의회 사무처가 적당히 거쳐가는 자리가 아니라 열심히 일해 능력을 인정받아 승진해서 나가는 자리로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을 위한 공복으로서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경북도와 의회 사무처의 인사문제는 어떤 식이든 되짚어 곱씹어보고 대책을 세워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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