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순례포항 생선구이 회식당

▲ 오징어를 얇게 썰어 각종 야채와 함께 양념장을 넣고 비벼 먹는 오징어물회.
▲ 오징어를 얇게 썰어 각종 야채와 함께 양념장을 넣고 비벼 먹는 오징어물회.

얇게 썬 오징어 회 한 움큼, 잘게 썬 오이도 한 움큼, 채 썬 배까지 또 한 움큼. 이 모든 움큼들을 봉긋봉긋 한데 모아 김가루와 깨 뿌려 양념장까지 듬뿍 담아낸 `오징어물회`. 때마침 제철을 맞아 더욱 싱싱한 오징어를 채 썰어 각종 야채와 함께 쓱쓱 비벼 한 술 한 술 떠먹으면, 가슴 속은 `뻥` 뚫린다.

포항시 북구 죽도동에 있는 `포항 생선구이 회식당`은 죽도초등학교 뒤편 대각선 골목에 자리 잡고 있다. 오징어물회가 대표메뉴이지만 간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생선구이 정식 또한 인기가 만만치 않다. 골목에서부터 `어디선가 나를 찾는` 생선 굽는 냄새가 코를 유혹한다. 구이향과 함께 식당 입구에는 오동통 살 오른 오징어가 수족관에 한데 어울려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오징어물회는 새콤한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고추장 본연의 맛이 강해 먹으면 먹을수록 입안이 깔끔하다. 절로 밥 한 공기 넣어 이번엔 숟가락으로 쓱싹쓱싹 비비게 된다. 얇게 썰어 쫄깃쫄깃한 오징어의 식감은 쫀득쫀득한 쫄면만큼이나 씹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오징어 특유의 쫄깃함이 오이의 시원함, 배의 아삭함과 어우러져 만든 하모니가 일품.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여운을 남긴다. 차가운 얼음덩어리도 함께 들어가 있어 숟가락을 내려놓을 때까지 처음 그대로의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

▲ 포항 생선구이 회식당. 식당앞 수족관에 오징어가 보인다.
▲ 포항 생선구이 회식당. 식당앞 수족관에 오징어가 보인다.
이 집 오징어물회는 간단한 재료들로 기본에 충실한 맛을 낸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자박자박하게 물을 넣어먹는 물회가 아닌 회 덮밥의 느낌이 좀 더 강하다. 옛날 방식 그대로 만들어 이 맛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고.

점심시간을 이용해 이곳을 찾은 직장인 송동영(54)씨는 “오징어물회에 양념장 팍팍 넣고 밥 한 그릇 뚝딱 비벼 먹고 나면 개운하다”며 “입 맛 없을 때 이 오징어물회를 머릿속으로 떠올리기만 해도 입 안 가득 침이 고이고, 직접 먹고 나면 잃어버린 식욕까지 돌아온다”고 칭찬했다.

직접 오징어 회를 뜨는 조진우 사장은 “이 곳에서만 15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며 “한 번 맛보면 그 맛을 잊지 못해 찾아오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문의 054-284-2229, 오전11시30분~오후10시, 매주 일요일 휴무)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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