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은 10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만나 북핵 문제 대응 및 한일 교류.협력 방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이 전 시장은 먼저 "북한 핵은 남북 통일을 어렵게 하므로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며 "북핵 포기는 한국민의 여망인 만큼 6자 회담이 잘 성사되고 국제공조가 이뤄지도록 총리께서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고 배석한 한나라당 정두언(鄭斗彦) 의원이 전했다.

이 전 시장은 또 일본의 핵무장 논의와 관련해 "아베 총리가 주장한 `비핵 3원칙'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민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과거사, 독도,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문제 등 3대 현안에 대한 미래지향적 해결에 적극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일본은 비핵 3원칙을 고수하고 있고, NPT(핵비확산조약)에도 가입돼 있다"면서 "일본은 결코 핵무장을 하지 않을 것이다. (핵보유) 논의가 있어도 결론은 어렵다고 보고, 실질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 "앞으로 6자 회담이 열리는데 북한은 국제사회의 요구에 응해야 한다"며 "응하지 않으면 유엔결의대로 갈 수 밖에 없는 만큼 북한의 핵 포기를 적극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정 의원은 전했다.

아베 총리는 "한국과 일본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주의 등 기본 개념을 공유하고 있어 협력 강화의 여지가 많다"면서 "한일간 경제 관계가 활발하듯 문화, 정치 교류의 확대도 필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는 일본내 한류에 언급, "한국 영화나 TV 드라마 등 한국 문화는 이제 붐이 아니라 정착이 된 것이다. 이는 한국 문화의 수준과 질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류 팬인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조만간 영화 `왕의 남자'를 관람하기 위해 방한할 것이라고 전했고,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중심타자 이승엽을 잘 안다고 말하기도 했다.

면담에는 한나라당 정두언, 이성권(李成權) 의원과 시오자키 야스히사(鹽崎恭久) 관방장관 등 일본 정부측 관계자들이 배석했다.

아베 총리가 지난 9월 취임 이후 한국 정치인을 만난 것은 지난달 한일 정상회담을 제외하고 이번이 처음으로, 야당 대선주자와의 개별 면담은 이례적인 것이라고 이 전 시장측은 의미를 부여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도쿄=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humane@yna.co.kr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