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 날씨·정신적 피로 딛고 완주
결승선 통과 후 쓰러져 실려나가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 레이스 내내 상대 등을 보고 달려야 하는 정신적인 피로까지 겹친 최보라(23·사진)는 이미 지친 상태였다. 하지만 42.195㎞를 완주하겠다는 의지로 마지막 트랙을 돌았다. 결승선을 통과한 그는 그대로 쓰러졌고, 들것에 실린 채 도핑 테스트장으로 이동했다.
`미녀 마라토너` 최보라는 2일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마라톤에서 2시간45분4초를 기록, 12위로 경기를 마쳤다. 5㎞지점을 18분49초로 통과해 2위로 달린 그는 시간이 갈수록 뒤로 밀렸다. 하지만 최보라는 포기하지 않았고 개인 8번째로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5,000m, 1,500m를 주 종목으로 하는 장거리 선수였던 최보라는 2010년 마라톤에입문했다. 짧은 경력에도 국가대표에 뽑힐만큼 재능이 있었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최보라는 개인 최고 기록(2시간32분43초)에 한참 미치지못하는 기록을 냈고, 레이스 중반에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그러나 최보라는 42.195㎞를 모두 마치고 쓰러졌다. 마라톤의 기원으로 알려진 그리스 전령 페이디피데스가 승첩(勝捷)을 알리고 쓰러졌던 그 고사와 꼭 닮은 장면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