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역 부지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100년 가까이 포항시민과 경북 동해안 주민의 발이 되며 헤아릴 수 없는 혜택을 준 포항역은 `새로운 100년의 미래 먹거리`라는 숙제를 우리에게 던지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도심에 녹음 우거진 공원·지하주차장 만들면
도시특화·주차난해소·구도심 활성 등 기대

■ 글 싣는 순서

① 포항역은 어떤 곳인가
② 포항시·코레일의 활용방안
③ 외국 사례로 본 개발대안<상>
④ 외국 사례로 본 개발대안<하>
⑤ 지역 실정 맞는 아이템 필요
⑥ 지자체 넘어 시민이 주도를


이에 포항시는 포항역 대지주인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 등과 협의를 하며 미래 먹거리에 대한 다양한 계획과 연구로 고심하고 있다. 포항역 개발과 관련해 전체 사업부지 중 1.7%만 갖고 있는 포항시이지만 시민을 위한 시설유치로 가장 애를 먹고 있다.

그러나 포항시가 포항역사 부지의 개발을 척척 해결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시 계획에 따르면 행복주택과 공원 건립 등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는 포항역 부지의 대지주인 한국철도공사가 포항 핵심 부지인 금싸라기 땅에 주택개발을 통한 수익금으로 공원 등을 조성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는 포항시 자체예산으로는 포항역 개발을 감당할 수 없는 현실에 따른 차선책으로 관계 기관의 경제 논리에 밀려 포항역 부지 개발계획이 수립됐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100년 가까이 포항시민과 경북 동해안 주민들과 함께 한 역사적인 공간이 경제 논리에 떠밀려 통상적인 공간에 머무를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에 처한 셈이다.

포항역 부지는 분명 포항시의 새로운 먹거리 창출 효과를 이끌 수 있는 잠재 가능성이 충분한 공간이다. 도심 한 복판에 녹음이 울창한 공원을 조성하고 공원 하부에 주차장을 건설한다면 도시 특화는 물론 주차난 해결과 구도심 활성화를 이끄는 원동력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진행하고 있는 포항시 계획 수정과 통상적인 공원조성 탈피가 전제될 때 이 같은 잠재가능성이 현실로 이뤄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포항역 개발과 관련, 포항시에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52만 시민 모두의 힘이 결집된 민간단체 주도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포항시와 시민들은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 조성의 모델인 `하이라인 파크`를 눈여겨 봐야 한다. 미국 뉴욕에 화물을 옮겼던 하이라인은 30년간 방치되면서 철거 위기에 놓였고, 프리랜서 기고가 에디터 조슈아 데이비드와 컨설턴트 로버트 해먼드는 `하이라인` 철거를 반대하며 십여년 간 노력 끝에 뉴욕 대표 관광 상품으로 만들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으며 철거계획을 철회하는 한편, 1천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공사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챌린지 기부 등 다양한 모금 캠페인을 펼쳤다. 이렇게 모아진 기금은 하이라인 공원 조성을 반대하던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인 철도 인근 지주들에게 공원 조성에 따른 새로운 창출 효과와 뉴욕시의 세수 증가 등 다양한 용역 결과를 보여줌으로써 반대 세력을 설득하는 한편 공사비용 충당과 함께 뉴욕시와 연방 예산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됐다. 결국 2명의 뉴욕 시민이 `하이라인 보존`이라는 당위성을 내걸고 움직였고, 뜻을 함께 한 뉴욕시민과 각계 전문가와 유명인사들의 도움을 이끌어내며 `꿈을 현실`로 만드는 기적을 일궈냈다.

포항도 마찬가지다. 포항시민과 경북 동해안 주민들이 이용할 공간을 포항시와 국토교통부와 코레일 등 관계기관의 개발계획과 포항역사 인근의 상인들을 중심으로 한 개발 목소리를 그대로 받아들여만 하는 것일까.

관(官) 주도로 포항역 부지 개발이 진행된다면 포항역 부지가 가진 무한한 발전 가능성은 십분 발휘되기 어려울 것이다. 포항의 미래 먹거리가 될 진정한 `금싸리기`땅인 포항역 부지 개발에 대한 포항지역의 각 종 시민단체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의견 제시가 필요한 시기다.

전체적인 로드맵에서부터 세부적인 실행까지 시민전체의 뜻이 담긴 계획 수립이 필요하며, 이를 실행에 옮기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뒤따라야만 한다.

포항시민과 경북 동해안 주민들의 애정 어린 격려와 개발에 대한 충고 등의 적극적인 참여 자세가 이 사업의 승패를 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끝>/김기태기자 kkt@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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