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적·일제와 싸운 `항일 명문가`
영화 `명량` 계기로 새롭게 조명

▲ 권영택(왼쪽) 영양군수가 지난 4일 안동 권씨 부정공파 대곡문중 종손 권대용씨를 만나 문중 조상들의 호국충절을 되새기면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영양】 조국 광복의 달 8월을 보낸 권영택 영양군수의 심정은 요즘 가을처럼 허허롭다. 조선중기 임진왜란과 구한말 경술국치 당시 왜적과 일제를 상대로 치열한 전투를 벌이다 순국한 조상들의 항일 투쟁사가 생각나기 때문이다.

특히 권 군수는 최근 영화 `명량`이 관람객 1천700만을 돌파하면서 임진왜란 당시 노량해전을 대승리로 이끌다가 이순신 장군과 함께 호국영령이 된 병암 권전(1549~1598) 장군의 이야기를 주변에 들려주느라 밤새는 줄 모른다.

지난 4일엔 문중 종손인 권대용(66·안동권씨 부정공파)씨를 만난 자리에서 “병암 권전 할아버지는 왜란당시 해전 때 마다 조선수군의 선봉에 서서 용맹함과 전술전략이 뛰어 났다”고 칭송하면서 “왜란 중에 판옥선 함장(만호)에서 장군의 바로 아래 장수인 아장(亞將)에 까지 오른 권전의 역할에 대해 학술적으로 재조명 해볼 가치가 대단히 높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또 그는 구한말 당시 만주로 건너 가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선생과 함께 신흥무관학교를 세우고 항일 무장투쟁을 벌이다 순국한 추산 권기일(1886~1920) 선생의 독립운동 이야기도 빼놓지 않고 곁들인다. 전 재산을 털어 만주로 가서 항일무장투쟁을 벌인 권기일은 신흥무관학교 최후의 1인으로 홀로 항전하다 일본군에 포위되면서 순국한 항일독립지사이다.

특히 지난달 광복절과 경술국치일에 즈음해 나라를 위해 목숨을 초개같이 던진 문중 조상들의 항일투쟁사가 알려지게 되면서 권 군수는 가문의 내림이기도 한 호국충절의 정신을 다시 한 번 새롭게 가다듬기도 했다.

“한 분은 임진왜란으로, 한 분은 독립운동으로 목숨 바치셨지요. 모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종손이셨습니다. 일본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한반도를 넘보는 듯 한데 지금부터 라도 단단히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권 군수의 가문이 영양에 터를 잡게 된 내력은 이렇다. 왜란이 끝나고 선조는 권전 장군의 동생인 권지에게 형의 공로를 인정해 벼슬을 내리자 `형의 공로를 동생이 차지할 수 없다`면서 벼슬을 뿌리치고 식솔들을 이끌고 영양 입암면 산해리로 옮겨 오면서 부터다. 권지는 터를 잡자마자 지역에서 학문을 닦고 후학을 양성하는데 일생을 바쳤다. 권전과 권지는 조선 중종때 이조판서, 부제학 등을 지낸 마애 권예(1495~1549)의 손자들. 모두 무과에 급제한 장수로 왜란에 참전했다. 권 군수는 바로 권예의 직계 후손이다.

/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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