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순례
남구 이동 `경주 종가집`

▲ 남구 이동에 위치한 경주종가집. 가장 맛이 좋다는 5년 묵은 된장을 사용해 찌개를 만든다.

“아니, 그 귀하고 맛좋은 한우갈비를 된장찌개에 넣는다고?”

구워먹는 소고기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된장갈비` 메뉴를 처음 접했을 때 공통된 반응이다.

보글보글 된장찌개에 퐁당 빠진 쫄깃쫄깃 한우갈비의 맛이 이토록 깔끔하고 담백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포항시 남구 이동 644(이동로14)에 위치한 `경주종가집`의 된장갈비엔 종가집의 야무진 손맛이 담겨 있다.

된장갈비는 이름 그대로 5년 묵은 장독된장에 직접 손질한 한우갈비를 넣어 끓인 메뉴다. 냄비 크기의 작은 가마솥에 각종 야채를 넣은 된장찌개를 담고 마블링이 춤추는듯한 갈비를 떡하니 올렸다.

된장이 끓기 시작하면 갈비가 서서히 익으면서 육즙이 국물에 스며든다. 된장의 향이 더욱 진해지면서 깊은 국물이 우러난다. 갈비를 한 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살짝 더 끓이고 나면 된장갈비 먹을 준비 완료.

 

▲ 된장찌개에 한우갈비가 들어간 된장갈비. 국물이 짜지 않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 된장찌개에 한우갈비가 들어간 된장갈비. 국물이 짜지 않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먼저, 고기부터 맛 본다. 상추와 깻잎에 갈비 한 점 올리고 양파절임과 마늘, 고추 등 입맛대로 야채를 담아 쌈을 싸 한 입 먹으면 `이 맛이야!`라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고기만 따로 먹어도 육질이 쫄깃해 식감이 뛰어나다. 찌개 속 고기를 찾아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우갈비를 몇 점 먹다보면 팽이버섯, 미나리, 호박, 파 등 각종 야채를 넣은 된장국물에 절로 숟가락이 움직인다. 소고기는 양껏 먹기에 물리긴 하지만 된장찌개와 함께 먹다보니 술술 잘 넘어간다. 갈비를 쌈 사 먹거나 따로 먹어도 좋고, 물린다 싶으면 된장국물이나 찌개 속 각종 야채와 함께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된장갈비의 가장 큰 매력. 국물에 국수를 말아 된장국수도 맛볼 수 있다. 서른 가지 이상의 맛을 자랑하는 유명 아이스크림에 견줄 정도로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이 집 된장찌개의 가장 큰 특징은 국물이 짜지 않고 깔끔하다는 것. 비눗방울 터지는 소리를 내며 끓고 있는 국물을 한 술 떠 맛보면 종전에 먹던 된장찌개와는 완전히 다르다. “된장 맞아?”라는 의문이 들면서 부담 없는 맛에 한 번, 두 번 숟가락이 절로 찌개로 향한다.

아무리 그래도 된장찌개인데 국물이 좀 싱겁다싶어 밑반찬을 맛보니 웬걸 다들 맛이 심심하다. 자극적인 양념을 사용해 입맛을 사로 잡는 것이 아니라 우엉조림, 꽈리고추, 도토리묵 등 모두 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려 요리했다.

직장인 윤모(35)씨는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이 구분돼 있어 조용히 대화를 나누기에도 좋고 아늑한 분위기에서 된장찌개를 먹으면 긴장감이 절로 풀린다. 아이를 눕혀 놓고 편히 식사할 수 있어서 아내가 더 좋아한다”며 “이 집 음식은 대체로 짜지 않아 먹고 나면 속이 편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고 말하며 국물을 들이켰다.

경주종가집 최보유 대표는 “우리 집 음식은 `우와, 정말 맛있어!`라며 또 오고 싶다는 느낌보단 깔끔하고 담백한 된장찌개로 든든하게 한 끼 식사할 수 있다는 점이 손님들이 찾는 이유”라며 “짜지 않은 요리로 건강까지 지킬 수 있는 된장맛이 생각날 때 한 번씩 들러달라”고 소개했다.

(문의 054-278-6468, 오전 11시 30분~오후 9시, 매주 일요일 휴무)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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