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농·어촌 경유 169대 중 중·소형 3대외 모두 대형
“승객 적은 노선도 보조금만 믿고 대형으로 교체” 지적

경주의 시내버스 `새천년미소`가 농·어촌 마을을 끼고 있어 탑승객이 그리 많지 않은 노선이 상당수에 이르는데도 대형버스 운행만 고집해 시민혈세로 지원되는 유가보조금도 그만큼 더 받아 챙긴다는 지적이다.

4일 경주시에 따르면 시내버스 노선 중 일부 구간의 경우 소형이나 중형버스로도 충분하지만 시내버스를 독점 운행하고 있는 운수업체 측이 상대적으로 기름을 많이 먹는 대형 위주로 노선 버스를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지방의 운수업 거부인 금아버스그룹의 ㈜새천년미소(대표 서병조)는 경주 전역에 시내버스 169대를 운행 중이다. 이 가운데 소형인 22인승 1대(양북면지역 운행)와 중형인 29인승 2대를 제외하고는 모두 35인승 이상인 대형버스이다.

대형버스는 소형이나 중형버스보다 기름을 훨씬 많이 소비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문제는 소형이나 중형버스를 운행해도 승객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노선이 여럿 있는데도 구태여 대형버스를 운행하고 있다는 데 있다. 그런데 새천년미소 측은 중·소형버스를 많을 때는 20여 대까지, 2012년까지만 해도 6대를 운행했다고 퇴직한 운전사가 밝혔다.

운수업체 측이 중·소형버스가 노후화 돼 폐차하고는 같은 규모의 버스를 구입하기 보다는 대형으로 바꿔 운행을 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이는 시내버스에 대해 1ℓ당 380원의 유가보조금이 국비로 지원돼 운수업체로 봐서는 손해를 볼 게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중소형을 운행해도 되는 구간이 분명히 있으며, 차량 규모를 줄이면 그만큼 유가 지원금이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라면서“앞으로 노후화한 버스를 교체할 때 중·소형을 구매하도록 조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새천년미소 측은 작년 한 해 동안 경주시로부터 △운행노선 손실보조금 35억원 △버스업계 재정지원보조금 14억5천745만4천원 △시내버스 환승요금보전금 9억2천584만1천원 △유가보조금 6억444만1천원 △교통카드 사용수수료 및 할인요금보전금 4억7천439만8천원 △벽지노선 손실보상금 1억7천578만4천원 등 총 71억3천791만8천원을 보조지원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주/황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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