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죽도시장 추석 앞두고 모처럼 시끌벅적
호객·흥정으로 사람냄새… 상인들 특수 기대

▲ 추석을 나흘 앞둔 4일 오후 경북 동해안 최대의 재래시장인 포항 죽도시장이 제수를 준비하려는 시민들로 활기를 띠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천원만 더 깎아주면 되겠구먼~”“아이고 다른데 가봐라 더 비싸다 카이.”

4일 오전에 찾은 포항 죽도시장은 화창한 날씨처럼 모처럼의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며 다소 더웠던 날씨에도 시장 안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본격적인 추석연휴가 시작되려면 아직 며칠 남아있어 `대목 막장`이라 할 수는 없지만, 미리 음식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이 벌써 시장을 찾아 이것저것 장을 보고 있는 것이다.

명절이 되면 가장 바쁜 곳 중 하나인 전집. 죽도시장 먹거리 골목 근처의 한 전집에는 어머니와 두 딸이 정신없이 바쁜 손놀림으로 전을 굽고 있었다.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튀김·부침개·생선구이 등의 음식을 만들어 수북이 쌓아놓기도 하고, 전을 뒤집는 중에도 지나가는 손님들에게 인사하는 일을 잊지 않았다.

포항전집 사장 김모(56·여)씨는 “어제까진 손님이 별로 없었는데 날씨 화창하고 명절 다가오니 오늘부터 바쁘다”며 “사람들이 차례 음식을 본격적으로 만드는 주말께에 왔으면 인터뷰할 시간도 없었을 것”이라며 웃어넘기기도 했다.

문어, 전어, 새우, 고등어 등 싱싱한 수산물이 가득한 어시장에서는 손님들과 상인들이 가격을 흥정하느라 정신없는 모양새였다. 상인들은 연일 “오징어 한상자, 만오천원에 들고가이소”“고등어 4마리 만원”을 외치며 명절 특수를 놓칠세라 쉬지 않고 지나가는 손님들에게 호객을 하곤 했다.

이처럼 시장이 북적대고 정신없이 바빠도 손님을 맞는 상인들의 얼굴은 미소로 가득했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에다 경기 불황이 지속돼 이번 명절도 장사가 안될까 하던 걱정이 비가 그치고 손님들이 모여들자 조금씩 사라지게 된 것.

한 떡집 주인은 “평년보다 예약이 줄긴 했지만, 그래도 명절이라고 시장에 사람들도 늘고 주문도 조금씩 더 들어오고 있어 안심된다”며 “이번 추석에도 떡 주문 처리하려면 온 가족이 총출동이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명절로 설레는 마음은 시민들도 마찬가지다.

시민 최모(52·여·북구 죽도동)씨는 “대목 밑에 북적대는 시장을 찾으니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것 같다”며 “요즘 경기가 어렵다는 소리만 들려 다들 팍팍하게 사는 것 같은데, 이런저런 사람 구경하는 재미로 또 시장에 다니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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