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득 자치행정 1부

이강덕 포항시장이 남구 호동 쓰레기매립장 유휴지를 갈대밭으로 조성할 계획을 내비쳤다. 이 시장은 27일 시청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이 같은 구상을 밝히고 서울의 난지도와 같은 시민휴식공간 또는 둘레길, 도심속 소공원 등으로 조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포항공항에서 여객기를 타고 내릴 때마다 민둥산으로 방치되고 있는 호동 쓰레기매립장 유휴지가 흉물스럽게 보여 안타까웠다”며 “이곳에 키가 큰 갈대를 심어 서울의 난지도나 갈대숲으로 유명한 경주 무장산처럼 가꾸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갈대숲으로 조성해 놓으면 가을엔 시민들이 즐겨 찾는 도심속 공원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시장의 이런 야심찬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우선 현재 호동 쓰레기매립장 일원에는 생활폐기물을 압축포장한 `베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이 베일은 포항에서 하루에 발생하는 생활쓰레기 530여t을 압축포장한 것으로, 그동안 호동 쓰레기매립장 일대로 옮겨져 야적돼 왔다. 그 양 또한 엄청나다. 현재 이곳에 쌓여있는 베일은 26만여t 정도나 된다. 이 같은 추세로 베일이 야적될 경우 3년 이내에 대략 50~60만t에 이를 전망이다. 자칫 생활폐기물 에너지화시설(RDF)이 2~3년 이내에 착공되지 않을 경우 호동 쓰레기매립장은 온통 베일로 뒤덮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쓰레기매립장 유휴지에 갈대를 심겠다는 이 시장의 그림은 생활폐기물 에너지화시설(RDF)이 정상 가동됐을때나 가능할 듯하다. 이 시장은 아직은 취임 초라서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 자체가 뉴스거리다. 또 직원들도 그의 계획이나 구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기 일쑤다.

많은 시민들은 현재 이 시장이 밝힐, 앞으로 4년 동안 포항을 어떻게 끌고 가겠다는 원대한 그림을 언제쯤 볼수 있을까하며 기다리고 있다. 쓰레기매립장 유휴지를 갈대밭으로 조성하겠다 하는 그런 그림 말이다. 당연히 구상은 현실 바탕위에서 그려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날 이 시장의 발언은 다소 생뚱맞게 들렸다. 또 현장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까지 들게 했다. 물론 어디까지나 구상이니 좋게 생각할 수도 있다. 또 시 공무원들이 어떤식으로든지 추진할 수도 있을터다. 하지만 야심찬 구상들이 공허한 메아리처럼 자주 들리면 사정은 복잡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