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순례
포항전복전문점

▲ 투박해 보이는 건물 외관과는 달리 고풍스런 가정집 분위기를 자아내는 포항전복전문점.

“삼계탕은 한국 최고의 음식이다”

일본의 유명한 작가 무라카미 류는 자신의 소설 `달콤한 악마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에서 삼계탕을 우리나라 대표 전통음식으로 소개했다. `수프는 담백한데, 닭은 젓가락만 갖다 대도 살이 떨어질 정도로 부드럽게 삶아져 있고, 인삼의 강렬한 향기도 풍기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생명을 입 속에 넣는 듯한 느낌`을 선사하는 삼계탕, 다가오는 말복 때 원기충전하기에 제격이다.

CGV북포항 맞은편 동빈큰다리 사거리 가기 전 골목에 위치한 `포항전복전문점`은 간판 그대로 원래 전복요리가 주요 메뉴다. 서열로 따지면 전복삼계탕은 이 집에서 주인공이 아니다. 그저 삼계탕의 육수와 고기 맛을 더욱 도드라지게 해주는 조연에 불과하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 주연 뺨치는 조연이 어디 한 둘인가. 전복삼계탕이 다른 어떤 요리보다도 최고 인기메뉴로 자리잡았다.

전복삼계탕은 펄펄 끓는 뚝배기에 `마치 거대한 바위산처럼` 솟은 닭과 여자 손바닥 크기만한 전복이 함께 어우러진 요리다. 인삼과 찹쌀 등 각종 재료를 넣어 푹 고아 우려낸 국물은 여느 삼계탕과 비슷하다. 여기에 살이 통통하게 오른 전복이 포항전복전문점만의 비법.

집게와 가위를 이용해 전복을 먹기 좋게 잘라 한 입 먹어보면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전복 하나 다 먹고 나면 살짝 아쉬운 느낌이 드는데, 이런 마음을 어찌 알고 전복이 하나 더 들어있다. 숟가락으로 뚝배기 안을 휘휘 젖다가 전복 하나 더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란. 닭고기 한 점, 전복 한 점 번갈아 입에 넣고 식감을 비교해보는 재미에 혀가 호강한다.

 

▲ 뚝배기 안에 살결이 부드러운 닭 한 마리와 통통하게 살이 오른 전복 두 개가 어우러진 전복삼계탕.
▲ 뚝배기 안에 살결이 부드러운 닭 한 마리와 통통하게 살이 오른 전복 두 개가 어우러진 전복삼계탕.

구수한 전복삼계탕만큼이나 손님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포항전복전문점의 내부 인테리어. 심심해보이는 건물 외관과는 달리 고풍스런 분위기를 풍기며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며진 내부는 이미 블로거들 사이에서 화제다.

좋아하는 소품들을 하나 둘 씩 모으다 보니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는 이화선(55·여) 사장은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영양만점의 전복삼계탕을 먹고 눈은 즐겁게, 몸과 마음까지 따뜻하게 해서 돌아갈 수 있는 것이 우리 가게만의 자랑거리”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문의 054-252-5563,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연중무휴 운영)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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