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산, 우리 산의 인문학` 최원석 지음 한길사 펴냄, 640쪽

신간 `사람의 산, 우리 산의 인문학`은 스스로를 산가(山家)라 부르는 최원석 경상대 교수가 풍수와 지리학 연구방법론을 통해 한민족과 산의 관계를 밝혀낸 책이다.

우리나라는 산이 국토의 70%를 차지하고, 등산 인구가 1천500만 명에 육박하는 등 산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산을 찾고, 이용하고, 산의 품에서 일생을 보낸다.

그러나 산과 사람의 관계를 탐구하는 인문학 서적은 전무한 것이 사실. 책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저자의 오랜 산 연구를 집대성한다.

한국의 산은 사람과 산이 함께 어우러진 `사람의 산`이다. 수천년 동안 산과 사람의 융화와 교섭이 이뤄지면서 한국의 산은 인간화됐다. 또 한국만의 산 역사와 문화가 독특하게 빚어졌다. 이런 면에서 한국의 산은 자연과 생태의 산이라기보다 역사와 문화의 산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또 한국의 산은 `어머니의 산`이다. 어머니인 산은 모든 생명을 품고, 사람들이 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준다.

저자는 한국의 산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책은 산 의식의 역사적 변천과정을 `천산`(天山), `용산`(龍山), 인간화 등으로 설명하고, `진산`(鎭山), `조산`(造山) 등 산과 관련한 개념들을 다룬다.

또 유교지식인들이 산과 관련해 남긴 저서나 문학작품들도 살펴본다. `산림경제`, `임원경제지`는 물론 명산문화의 흔적이 남아있는 `두류전지`, `청량산지`, `유산기` 등의 작품이 등장한다.

책에는 산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드러날 만큼 방대한 자료가 실렸다. 책 속에 실린 사진 대부분이 저자가 직접 발로 뛰며 수집한 것이다. 특히 어머니의 산을 대표하는 지리산에 대한 저자의 사랑이 돋보인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속한 명산을 살펴보며 지리산의 세계적 가치를 언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