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9개월만에 보도블럭 곳곳 균열·배수관 지반도 침하… 예산낭비 지적

▲ 지반침하로 인해 틈이 생기고 지그재그 모양으로 나열된 평생학습관 2층 입구 보도블럭.

준공된지 1년도 채 안된 포항 평생교육관의 보도블럭 곳곳에서 균열이 발생해 부실시공 논란과 함께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해 9월 개관한 포항 평생교육관. 하지만 문을 연지 9개월이 흐른 현재의 모습은 최근 신축한 건물이라고 볼 수 없을 지경으로 엉망이다.

지난 9일 교육관 가장자리의 보도블럭은 곳곳에서 솟아 오르거나 침하된 상태였다. 또한 교육관 입구로 연결된 주보행로의 보도블럭 조차 울퉁불퉁하게 균열이 발생돼 있었다.

길 모퉁이 한 켠에 설치된 배수관은 지반이 크게 침하돼 이곳을 무심코 지날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아찔한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더욱이 영어도서관과 장난감도서관 운영으로 어린이들이 자주 이용하는데 엉망진창 보도블럭으로 인해 넘어질 가능성이 커,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이날 자녀의 손을 잡고 교육관을 찾은 김현정(32·여)씨는 “보도블럭이 심하게 갈라지거나 틈이 생긴 곳이 많아 저절로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며 “딸 아이와 함께 방문할 때에는 혹시 넘어지진 않을까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이처럼 건물 인근 보도블럭에 균열이 발생한 데는 연약한 지반이 원인으로 꼽힌다.

한 건축 전문가는 “평생교육관이 들어선 지반은 과거 논과 갯벌을 성토한 곳이다. 건물은 기초를 단단히 세워 공사를 실시했으나, 건물 주위로 깔린 보도블럭에는 연약한 지반에 대한 영향을 검토하지 않고 공사를 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날씨가 무더워지고 장마기간이 찾아오면 지반 침하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근본적인 원인을 진단, 재보수가 필요한 상황으로 이중 예산 투입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포항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29일 1차, 2월 19일 2차에 걸쳐 보수 작업을 진행했다. 지반침하가 진행 중인 상태라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하자보수 기간내에 발생한 균열로 추가 예산은 들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시공사 대창기업 관계자는 “공사 진행 당시 행정적인 절차가 원활하지 못하고 시간적인 여유 또한 부족해 성토가 단단히 굳어지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며 “올해 장마가 끝나고 지반 침하가 최대로 발생한 뒤 하자보수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고 했다.

한편, 포항 평생교육관은 포항시 남구 뱃머리길 인근에 대지면적 5만4천252㎡(1만6천494평), 연면적 1만2천827㎡(3천880평)의 지상 5층짜리 건물로 일반인은 물론 여성, 노인, 어린이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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