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사전투표 이모저모

▲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처음으로 도입된 사전투표가 지난달 30, 31일 이틀 동안 시행된 가운데 전국 투표율 11.49%를 기록했다. 31일 오전 포항시 북구 장량동사무소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한국 국적을 취득한 자니 휴스턴 씨가 두 딸과 함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고 신분확인을 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지난달 30~31일 최초로 사전투표가 진행된 제6회 전국지방선거 포항지역 사전투표소에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시민의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러 온 고령층 유권자에서부터 투표를 마치고 투표소 입구에서 SNS에 올릴 인증샷을 촬영하는 젊은 유권자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시민들이 모습을 보여 후끈 달아오른 이번 선거의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했다.

내 한표가 지역미래 바꾸길

○…지난달 31일 오후 포항시 남구의 한 투표소. 생에 첫 투표에 나선 홍지영(19·여)씨가 투표소 입구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는 며칠 전 집으로 배달온 선거공보물을 투표소까지 들고 와 읽고 또 읽으며,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어느 후보에게 행사할지 고민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홍씨는 “후보자들의 공약을 모두 읽고 실현 가능한 공약을 내세운 후보들에게 투표했다”면서 “내 한 표가 지역의 미래를 바꿀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신중하게 투표에 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2층 투표소, 오르기 힘드네

○…지난달 31일 오후 포항시 북구 죽도동 주민센터를 찾은 박모(73·여)씨는 투표를 마치고 계단을 힘겹게 내려오고 있었다. 평소 무릎이 좋지 않아 걷는 것도 불편한 몸이지만 투표를 하기 위해 주민센터를 찾았던 것. 박씨는 “계단이 좁고 가팔라서 오르내리는 게 힘들다”고 털어놨다.

죽도동 주민센터의 한 사전투표 참관인은 “여기에는 아직 장애인 분들은 투표하러 온 경우가 없었다”며 “대신 동네 어르신이나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들어 보여, 부축해서 계단을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재자 투표보다 간편해요

○…지난달 30일 오전 포항시 북구의 한 투표소를 찾은 회사원 김모(35)씨는 투표를 마친 후 바쁜 발걸음으로 투표소를 빠져나갔다.

이른 새벽 부산에서 출장차 포항을 방문한 김씨는 도착한지 얼마되지 않아 재빠르게 투표를 마친 뒤 업무장소로 향했다.

김씨는 “업무상 바쁜 일이 많을 때 선거일에 투표를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 사전투표가 처음으로 실시되면서 투표를 할 수 있었다”며 “부재자투표 보다 훨씬 간편한 것 같아 앞으로도 계속 실시했으면 좋겠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이어지는 대학생 행렬 `눈길`

○…지난달 30일 포항시에 있는 대학 중 유일하게 투표소를 마련한 포스텍체육관에는 20대 학생들의 출현이 잦았다.

선거공보를 손에 쥔 대학생들이 삼삼오오 무리지어 투표소를 방문했고, 30℃가 넘는 더위를 이겨내고자 양산, 부채를 들고 등장한 여학생들도 있었다. 짧은 머리를 가리고자 모자를 쓰고 투표소에 나타난 이현우(21·군인)씨는 “휴가차 고향 집에 내려온 김에 사전투표에 참여하게 됐다”며 “꼼꼼하게 후보들의 공약을 읽어본 뒤 한 표 한 표 진심을 담아 투표해 뿌듯하다”고 말했다.

/박동혁·고세리·안찬규·김혜영기자

    박동혁·고세리·안찬규·김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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