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행사 대폭 축소

▲ 제14회 통일기원 포항해변 마라톤대회가 1일 오전 동호인과 시민 등 8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포항운하로와 해변도로를 무대로 펼쳐졌다. 포항운하 준공을 기념해 처음으로 운하로에 출발선을 만든 이번 대회에 참가자들이 힘차게 출발을 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포항 대표 스포츠 행사로 자리잡은 통일기원 포항해변마라톤대회가 1일 포항운하 일원에서 전국 마라톤 동호인 8천여명이 참여하는 뜨거운 열기 속에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포항시협의회가 주최하고 포항시체육회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당초 4월 27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여객선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국민적 추모 분위기에 동참, 1일로 연기해 치러졌다. 무더위와 타 대회와 중복 등으로 더이상 대회를 미룰 수 없다는 판단으로 인해 이날 열렸지만 이벤트성 행사가 대폭 축소되고 선수들이 함성이나 구호도 최대한 자제한 가운데 차분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참가 선수들은 포항 운하를 출발해 동빈내항-송도-영일대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명품 해안도로의 경관을 무대로 시원한 레이스를 펼쳤다.

대회 결과, 하프코스 남자부는 김도균(31·경주)씨가 1시간 17분 23초로 1위, 김정열(37·포항)씨 1시간 22분 48초 2위, 김흥섭(47·포항)씨가 1시간 23분 24초로 3위를 차지했다. 여자부는 권순희(42·부산)씨 1시간 27분으로 맨 먼저 골인해 1위, 김선희(47·부산)씨와 박은희(42·포항)씨가 2, 3위를 차지했다.

10㎞ 남자부는 강병성(38·창원)씨가 35분을 기록,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1위를 차지했고, 이재희(41·울산)씨와 박성우(42·대구)씨가 2, 3위에 올랐다. 여자부는 정순연(41·대구)씨 1위, 한미숙(46·포항)씨 2위, 최진희(54·경산)씨가 3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5㎞ 남자 일반부는 박재형(포항)씨 1위, 학생부 송영준(흥해공고)군 1위, 여자 일반부 양선자(대구)씨 1위, 학생부 정영인(유성여고)양 1위, 장애인부 노이조(포항)씨가 1위를 차지했다.

대회 주최 관계자는 “통일기원 포항해변마라톤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행사가 아니라 통일에 대한 염원을 고취시키는 장으로써 그 의의가 타 마라톤대회와는 남다르다”며 “세월호 사고로 일정이 연기되고 추모 분위기가 아직 가시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마라톤 동호인의 많은 참가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동빈내항과 형산강의 물꼬를 튼 포항운하를 전국에 알리기 위해 참가 선수들이 운하 주변에 집결해 출발했으나, 8천여명을 수용하기엔 장소가 너무나 협소해 안전사고에 노출되기도 했다. 다행히 큰 사고 없이 무사히 대회가 마무리 됐으나, 차기 대회에는 장소 선정에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참가자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김기태기자 kkt@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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