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한식 제2사회부

지난 한 주 6·4 지방선거를 두고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눴다.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이니 당연한 일이지만 이들과 나눈 대화 중에는 “누가 당선될까?”가 아닌 “부도덕한 사람이 선거에 나서는 것이 맞는가?”란 것에 많은 시간이 소비됐다.

이번 경산지역에서 후보 등록한 42명 중 후보자 정보공개 자료에 벌금 100만원 이상의 전과가 기록된 후보가 14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또 기초의원 선거구 중 하나는 후보 6명 중 5명이 전과기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사회적으로 모범을 보이고 잘못을 잡아나가야 하는 정치인으로서 자격이 있는가?”란 질문에 “그럼 선거에 참여해 표로 심판하라”는 궁색한 대답으로 일관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강한 아픔을 느꼈다.

이들의 전과기록 대부분이 음주운전으로 나타났지만 도박, 폭력, 무면허운전, 상해, 사문서 위조 등 타인의 피해를 방지하고자 법령으로 정한 사회규범을 위반한 사례도 포함됐다. 이는 법 경시 풍조가 사회 전반에 만연하고 유권자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것이란 위험천만한 생각을 정치인과 정치신인이 가지고 있으며 정당도 이를 묵인한다고 밖에 볼 수가 없다.

우리나라는 사회지도층이라는 정치인, 경제인 등 사회에서 `말발이 먹히는 사람들`이 사면과 복권이라는, 서민에게는 그림의 떡을 잘 이용해 호의호식하고 권력을 누리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다.

사면과 복권이 무죄가 아님에도 자기 눈의 들보는 생각지도 않고 남의 눈 티끌을 조롱하는데 한 점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의 약점을 감추고자 타인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며 지루한 정쟁을 일삼는 데 앞장서는 경우가 허다하다.

경산지역 전과전력 후보자 14명 중에는 공당의 공천을 받아 등록한 인사들도 있어 당선되면 오는 7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할 수도 있다.

뒤늦게 나마 지나간 시간을 후회하고 앞으로 충실한 시간을 보낼 것이란 다짐을 마음에 새기고 있을 것이지만 `내가 아니면 안된다`란 생각은 제발 버려주길 바란다.

자신이 아니라도 지역과 지역민을 위해 묵묵히 일할 사람은 많다. 그들 스스로 깡통에서 나는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듣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

경산/shs1127@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