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매일 기획 특별대담
포스텍 김용민·한동대 장순흥 총장 `포항 미래를 말한다`

“철강산업에 얽매인 포항이 살아남기 위해선 지금부터 씨앗을 뿌려야한다”

세계적인 석학인 김용민 포스텍 총장과 장순흥 한동대 총장은 현재 포항이 직면한 위기극복을 위해 지금부터 미래를 대비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용민 포스텍 총장과 장순흥 한동대 총장은 지난 20일 포스텍 국제관에서 김진호 편집국장 사회로 진행된 경북매일신문 주최 `포항 미래를 말한다`특별 대담에서 포항 지역 사회에 대한 우려와 함께 극복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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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순흥 한동대 총장은 “올해 초 한동대 총장으로 부임하면서 한동대를 위기라고 봤지만 포항은 한동대보다 더 큰 위기에 놓인 것 같다”며 “지역 중소기업까지 철강산업 일변도여서 하나가 안 되면 모두 안 되는 포항지역의 산업 구조는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용민 포스텍 총장 역시 “포항은 철강 산업 의존도가 매우 높다. 80년대 초, 철강 의존도가 높았던 미국 미츠버그도 철강 경기 악화로 1년 새 일자리 3만 개가 없어졌다. 시민들도 그 지역을 떠나버렸다”며 철강 산업 일변도에 따른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두 총장은 창의적 인재를 활용한 벤처기업 활성화로 지역 산업 재편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용민 총장은 “지역에도 철강 외 에너지·소재·IT 등의 산업이 있으나 빛이 바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굴지 기업 또는 각종 연구소를 지역에 유치해야 한다”면서 “대학, 상공회의소, 지자체 등이 논의해 벤처기업 육성에 모두가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어 포털사이트인 네이버 창업사례를 들며 “창의적인 인재 1~2명이 설립한 기업이 수 만명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정부, 학부모, 교수, 대학, 기업 의식이 모두 바뀌어야 한다”며 “다만 창의적인 인재들이 지역에 머물수 있는 정주 여건은 반드시 갖춰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 총장은 “세계적인 대학인 포스텍과 한동대가 인재를 키워도 지역에서 창업했다는 소식이 없는 것은 창업할 수 있는 공간이 없기 때문”이라며 “포항시가 포항의 두 대학인근에 창업지원빌딩을 지어 무상임대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면 지역인재가 둥지를 틀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포항은 당장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새로운 씨앗이 보이지 않아 10년 뒤가 걱정이 된다. 벤처기업에서 출발해 포스코 이상의 가치로 성장한 네이버와 같은 기업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며 지방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를 지적하고, 창조·창의력 인재 양성을 통한 벤처기업 육성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두 총장은 또 관료중심의 미래 설계는 한계가 있으므로 포항시, 시민, 기업체, 대학교, 민간단체 등 지역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시민협의체 기구를 만들어 문화,스포츠 등 정주여건을 개선하는 등 인재를 지키고 끌어들일 수 있는 도시로 바꾸는 것이 장기적으로 포항의 발전역량을 키우는 해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장 총장은 끝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아마존 등 굴지의 기업도 처음부터 화려하진 않았다. 민간단체가 참여하고 정부가 도와주고 대학에서 배출된 좋은 인재들이 융합되면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99명이 실패해도 1명의 기업인이 성공한다면 지역의 변화는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 내는 만큼 인재들이 포항으로 몰릴 수 있도록 지역 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포항 미래에 대해 제언했다.

/김기태기자 kkt@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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