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후보, 중앙당 `조용한 유세` 지침 따라
로고송·율동·명당선점 경쟁 등 보기힘들어

▲ 6·4전국동시지방선거의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22일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선거운동도 예전에 비해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다. 선거운동원들이 차분한 노래에 맞춰 수화를 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6·4지방선거에서 차량유세 풍속도가 확 달라졌다.

예전의 선거차량유세는 `귀청 터질듯한 로고송`, `경쟁하듯 눈길끄는 율동`, 그리고 `명당선점 위한 운동원간 멱살잡이` 등이 익숙한 광경이었으나 이번 6·4 지방선거에서는 이런 풍경들이 사라졌다.

22일 여야 후보캠프에 따르면 6·4지방선거 본격 선거운동이 막을 올렸지만, 중앙당 차원에서 조용한 분위기의 선거운동을 진행하도록 지침이 내려와 있어 과거의 선거유세장과는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역대 최고의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대구시장 선거유세도 `조용한 분위기`로 첫날을 시작했고, 경북도지사 선거 역시 포항과 경주 등에서 첫 유세가 벌어졌지만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오전 한때 로고송을 준비해 차량 방송을 하던 한 무소속 후보는 주위의 눈치에 못이겨 슬그머니 로고송을 끄기도 했다.

이는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아직도 숙연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등 대부분 정당이 `조용한 선거`를 약속하며 선거 율동과 로고송 등을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우선, 새누리당은 최소한의 선거 차량만 유세에 동원하고 있으며, 당 차원에서 로고송은 최대한 자제하고, 율동도 금지시켰다. 대구·경북지역을 합해 약 30대의 유세 차량이 선거전에 투입됐지만, 후보자의 이동과 차량에 붙인 벽보 등을 통한 운동이 전부다.

새누리당의 관계자는 “선거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는 없지만, 세월호 분위기에 따라 자제하는 선거를 치르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선거법에 허용된 수의 차량이 유세전에 투입됐지만 과거와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지는 않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대구시장 후보만이 아니라, 기초단체장과 광역 및 기초의원에 출마한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는 “접전을 벌이고 있는 선거전이라 최대한 유세차를 동원하고 있지만, 조용한 선거전에 맞춰 로고송 등 음악은 자제하고, 스피커 볼륨도 최대한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한 유세전을 펼치다보니 유권자들이 선거운동을 하고있는 지 조차 모르는 후유증도 이 펼쳐지면서 상황이 계속되자, 유권자들 역시 선거 분위기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는 22일 오전 서문시장에서 출정식을 겸한 첫 유세를 벌였으나 대부분의 시민들이 이를 알지 못했다.

서문시장을 찾은 한 시민은 “무슨 행사를 준비하는 것 같아서 와봤는데, 선거 운동이더라”며 “선거 운동을 하는지 몰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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