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받는 국보 안전대책
관람료 폐지후 관리인원 1명뿐

▲ 관광객들이 첨성대 지대석 위에 올라가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첨성대 구조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경주시민 손 모씨가 1일밤 촬영해 기자에게 제공한 것이다.

국보 제31호 경주첨성대의 구조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지난 1일밤 첨성대에서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첨성대 몸체에 접근해 몸돌을 손으로 만지는가 하면 기단부에 해당하는 지대석에 올라가 사진을 촬영하거나 심지어 첨성대에 기대어 장난을 치는 등 첨성대 구조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될만한 무분별한 행동이 장시간 이어졌다.

이를 지켜보다 못한 일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제지에 나서기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경주시민 손모(45·여)씨 등은 경주시청 홈페이지에 관련사진과 함께 관리허점을 지적하면서 효과적인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주시는 “휴일이어서 첨성대를 관리하는 인부가 때마침 휴무를 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해명했지만, 관광객의 무분별한 접근과 이에 따른 훼손 위협은 이미 수년전부터 제기돼 왔다는 점에서 경주시가 첨성대 관리 및 보호에 지나치게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경주시가 5년전, 관람객들의 접근을 가로막던 구실을 해오던 보호철책을 미관상의 이유로 철거해 관리대책에 사실상 손을 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경주시청 홈페이지에는 이같은 문제점을 제기하는 시민, 관광객들의 건의문이 지난 1년 동안 3회 이상 게재됐으며, 지난 2월에는 일부 관광객이 지대석위에 올라가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이 많은 언론에 비판적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그러나 경주시는 시민들의 건의나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철거한 보호철책 설치를 검토중”이라거나“관광객의 문화재 보호의식을 고취하겠다”는 공허한 답변만 되풀이해 왔다.

올해들어 첨성대 관람료가 폐지돼 훼손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매표 및 관리인력이 상주했지만, 관람료를 폐지한 올해부터 일용인부 1명이 첨성대 관리및 관광객 사전계도 역할을 맡고있다. 더구나 해당 인부는 첨성대 관리 전담이 아니라 인근 동부사적지 일대 고분의 화재예방 업무까지 겸하고 있다. 또 관리인의 근무시간은 밤 10시까지여서 심야시간대 훼손방지대책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기존에 있던 접근차단 시설은 관광객들의 사진촬영에 방해가 된다는 의견이 많아 철거했으며, `들어가지 말라`는 안내 표지판 역시 사진촬영에 방해가 돼 작게 만들어 비치해 두고 있다”면서 “관리인부의 근무를 강화하고 관광객에 대한 사전 계도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라 선덕여왕 때 건립 추정되는 첨성대는 오랜 세월 풍화작용으로 일부 균열이 생기고 몸통의 돌들 사이가 벌어지는 현상이 발견돼 구조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지난 2008년부터 상시계측과 정기점검을 실시해왔으며, 지난해는 정밀구조안전진단을 시행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경주/김종득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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