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병휴 제2사회부

김항곤 성주군수 예비후보가 지난 11일 최근 보도된 군청 간부공무원들로부터 상납받은 황금열쇠 및 해외골프여행 논란에 대한 해명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 예비후보는 “최근 연일 보도된 기사 때문에 갈등과 유언비어가 판치는 혼탁 선거분위가 조성되고 있다”며 “재임시절 각종 의혹설에 대해 부득이 소명을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예비후보는 행운의 열쇠문제는 관선 군수시절부터 군청의 조직 내에서 관행적으로 행해졌던 것이었다고 밝혔다. 또 군수 부임후 2년 동안 거부했으며, 세 번째 생일 때 대다수 직원들이 인정하는 선물을 거부하는 것은 직장분위기를 지나치게 경직되게 하는 처사라는 건의가 있어 이를 받아들여 두 차례 받았다고 말했다. 2012년 7월23일 여름휴가 일본 여행에 대해서는 당시 관내업체 대표자 등과 골프를 치기 위해 여행한 것은 맞으나 10년지기인 부부동반 계원끼리의 여행이었으며, 경비는 각자 부담했다며 여행사에 김 후보 이름으로 입금시킨(480만원) 증빙 서류를 제시했다.

위로금 30만원 사건도 언급했다. 지난해 12월18일 성주읍 모 식당에서 기자들 간에 일어난 폭행사건으로 모 일간지 기자가 약 2개월간 병원에 입원했고, 이때 병문안 가면서 봉투에 쾌유라고 적어 30만원을 넣은 위로금을 전달할 예정이었으나 병실에 다른 사람들이 있어 전달하지 못하고 그 기자가 퇴원 후 처음 군수실에 들렀을 때 병원에서 전하지 못한 봉투를 본인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군민들의 깊은 뜻을 받들어 혼탁하지 않은 깨끗한 정책선거를 치를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이날 김 예비후보의 회견을 압축하면 최근 제기된 논란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쪽이다. 과연 그런가. 마치 변명회견 같은 기자회견을 본 후 또 다시 펜을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김 예비후보는 기자가 군수실을 방문, 황금열쇠 상납에 대한 취재 당시 3개를 받았다고 분명히 인정했다. 추가 취재결과에서도 모 간부공무원으로부터 김 군수에게 2011년에도 황금열쇠를 준 사실이 있음을 확인했다. 황금열쇠 두 개를 받았나 또는 세 개를 받았나 하는 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 아직도 생일날 부하 직원들로부터 황금열쇠를 받고 있다는 일탈행위 자체를 지적한 것이다. 그리고 김 예비후보는 보도 후 논란이 일자 성주군 간부공무원들의 모임인 상조회 회원들에게 통장으로 문제의 액수만큼 돌려주었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상조회는 통장과 회의록이 없으니, 어느 통장으로 황금열쇠 가격에 상당하는 금액을 입금시켰는지도 궁금하다.

해외골프여행 부분도 한번 보자. 김 예비후보는 여행비를 입금시킨 증빙서류가 있으니 뭐가 그리 큰 문제이냐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안은 여행비용을 누가 지불했는가라는 것이 초점이 아니다. 관내 업자들과 어울려 해외까지 나가 어울린 처사가 타당한가 하는 공직자 처신의 문제다. 만약에 모 장관이 소관부처 기업인들과 함께 부부동반으로 만나 술 먹고 골프치고, 그리고 백화점에 같이 가 쇼핑한 후 각자의 돈으로 결제했다면 `뭐 그럴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하는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될까. 더욱이 김 예비후보와 동행한 건설업자는 성주에서 190여억원에 달하는 공사를 하청받아 시공중이고, 석산업자는 관내 두곳에서 현재 사업을 하고 있다. 김 예비후보의 기자회견이 해명이 아닌 변명으로 다가왔던 이유다.

위로금 30만원 건도 다시 적지 않을 수 없다. 김 예비후보는 `황금열쇠, 해외골프여행, 지정폐기물장 등`을 취재하자 `좀 봐주소, 잘 부탁합니다`라면서 봉투를 건넸다. 사양했지만 군수실을 나오는 마지막까지 주머니에 넣어줬고, 이 문제로 발목잡힐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신고했을 뿐이다. 현행 국가공무원법 제61조 및 지방공무원법 제53조 `청렴의 의무`에는 `공무원은 직무와 관련해 직접 또는 간접을 불문하고 사례·증여 또는 향응을 수수할 수 없으며, 직무상의 관계 여하를 불문하고 그 소속 상사에게 증여하거나 소속 공무원으로부터 증여를 받아서는 안된다`고 명시돼 있다. 김 예비후보 역시 평생 공직에 있었으니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성주/kr5853@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