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지역 대원들은 든든한 또 하나의 가족
독도서 맞은 22번째 생일 평생 못잊을 것

오늘 (18일) 대한민국 최동단 독도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보게 된다. 독도에서 일출은 이제는 익숙해 질만 한 풍경이지만 그날만큼은 좀 다르다. 22번째 생일을 독도에서 맞기 때문이다.

입대 전만 해도 나에게 생일은 평소와 다름없는 평범한 하루였다. 하지만, 올해는 특별하다. 비록 외딴섬에서 케이크 한 조각도 먹지 못하지만, 우리 땅 독도를 지키며 보람찬 하루를 보낼 22번째 생일은 내 생애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다만, 보고 싶은 사람들이 더 그리워지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 때문에 사실 입대 전에는 고향인 울산에서 의무경찰 복무를 계획했다. 그러던 중 친구를 통해 독도경비대에 대해 알게 됐고 똑같은 군 복무라도 아무나 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었다. 20대 1이 넘는 치열한 경쟁률 또한 남자로서 승부욕을 불태우는데 한몫했다. 결국, 부모님과 여자 친구를 설득한 끝에 지원하게 됐고 당당히 합격해 독도경비대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관측대원들과 함께 접안지에 내려가서 울릉도에서 들어오는 여객선과 관광객을 맞이할 때면 만감이 교차한다.

부모님만큼 연세가 드신 분들이 와서 요깃거리를 손에 쥐여주실 때면 아들처럼 생각해주시는 부모님의 마음이 느껴진다.

여고생 관광객들에게 사진을 찍어줄 때면 올해 고교에 입학한 여동생도 저만큼 컸으려나 생각이 든다. 얼른 전역해서 돌아오라는 동생에게 5월에 휴가를 나갈 테니 시험이 끝나면 맛있는 것을 많이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우리 땅 독도에서 지내다 보면 사회에선 당연시 누리던 삶이 얼마나 감사한 건지 새삼 느낀다. 이런 인내의 시간을 겪는 나에게 함께 동고동락하는 청룡지역대원들과 지휘요원 분들은 든든한 버팀목이자 또 하나의 `가족`이다. 그 중 지역대장님은 겉으론 엄하시지만 속은 따뜻한 아버지 같은 분이다. 종종 탁구도 같이하고 근무, 훈련, 생활 측면에서 대원의 입장이 돼 생각해 준다. 젊은 감각과 센스를 가졌기에 대원들과의 소통도 원활하다.

독도근무 6년차의 노련미에 매번 감탄할 뿐이다. 옛말에 양약고구(良藥苦口) “좋은 약은 입에 쓰다” 라는 말이 있다. 지금은 외롭고 힘들다고 느끼는 이 순간이 시간이 지나면 약이 되고 내 인생에 한 번뿐인 값진 경험이란 것을 잘 알기에 오늘도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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