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한봉·천경희 부녀 도예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예명장 천한봉·천경희 선생의 부녀 전시회가 오는 9일까지 대구 수성아트피아 전시실 전관에서 열린다.

일제 암흑기부터 도예 가마를 운영하며 꿋꿋하게 민족혼을 불태워 온 사기장(대한민국 도예명장 95-19호) 천한봉 선생은 우리 전통적인 막사발을 빚는 명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72년 문경요(聞慶窯)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찻사발을 만든 그는 1975년 일본 도쿄·오사카 등지에서 열린 `한국문화 5천년전`에 초대출품하는 등 수백회의 전시회를 열었다.

천 선생은 1995년 대한민국 도예명장으로 선정됐고, 2006년 경북 무형문화재 사기장으로 지정됐다. 특히 그는 일왕의 요청으로 일본 왕실화병을 특별 주문받아 제작해 공급하는 등 1974년부터 매년 15만달러 안팎의 수출실적을 기록해 2005년 동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특히 한국 전통 도예의 예술혼을 지키고 있는 천한봉 선생의 작품은 국내보다 일본에서 높이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정호다완, 분인다완, 이라보 다완 등 일본으로 전수된 비법의 전통 찻그릇과 물 항아리, 다기세트 잎차호, 말차호 등 다양한 도예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 천경희작소정호찻사발

천 선생은 자신의 작품이 일본에서 각광받는 이유에 대해 “400여년 전 임진왜란 때 약탈당한 고유의 조선 도자기가 일본으로 무단 반출된데다 수만 명의 도공들이 인질로 끌려가 재현한 도자기를 보물로 지정해 일본 전통 도자기로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일본의 소장가들은 “그 중에서도 `대한민국 문경요`에서 재현한 전통적인 막사발을 가장 빼어난 도자기 작품으로 꼽는다”고 주장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고 한다.

천 선생의 독특한 도예기법은 전통 발 물레와 독창적인 재료에서 나온다. 그는 수십 년 동안 편리한 전기 물레 대신 전통 발 물레를 고집해왔다.

또한 떡갈나무를 태운 특유의 식물성 재를 유약으로 써왔으나 떡갈나무를 쉽게 구하지 못해 대신 사과나무를 태워 그 재를 대신 유약으로 활용하고 있다.
 

▲ 천경희작소정호찻사발
▲ 천한봉작시대찻사발

이번 전시는 평생을 외곬 도예 인생으로 살아온 천한봉 선생의 작품과 더불어 2007년 그의 이수자로 지정돼 문경요의 대를 잇고 있는 도예기 천경희씨의 작품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의미 있은 전시회로 자리 할 예정이다. 1991년 문경요에서 아버지 천한봉 선생으로부터 도예를 전수받은 천경희씨는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1996년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특선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2001년 제15회 충남산업디자인대전에서 특별상을, 2006년 국제대구디자인공모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바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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