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오후 9시 6분께 부산외대 학생 수백 명이 신입생 환영회를 하고 있던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이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18일 새벽 구조대원과 경찰이 붕괴된 체육관에서 매몰자 구조작업과 함께 부상자를 옮기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지붕이 붕괴하는 대형 참사가 났다. 이 사고로 부산 외국어대 신입생 9명이 숨진 것을 비롯해 사망 10명(여성 7명, 남성 3명)과 부상 105명(중상 2명, 경상 103명)의 인명사고가 났다. 소방서와 경찰 등 당국은 현장 인명 구조와 수색 작업을 사건 발생 18시간만인 18일 오후 3시께 마무리하고, 사고 원인에 대한 경찰수사가 시작되는 등 본격적인 사후 수습에 들어갔다.
 

샌드위치 패널구조 체육관
폭설 하중 못견디고 내려앉아
공연 보던 수백명 비명속 탈출
출구 막혀 100여명 매몰
구조작업에도 상당한 애로

◇ 사건개요

지난 17일 오후 9시 6분께 경북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오션 리조트 내 패널 구조의 체육관(990㎡) 지붕이 붕괴했다.

이 체육관은 샌드위치 패널의 임시 건물과 비슷하게 지어졌다. 2층 형태로 지어졌지만 실내 체육공간을 활용하기 위한 단층구조 형태이다. 체육관은 숙박동 왼쪽에 있는 준가설 건축물로 다목적 연회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 1주일 동안 경주 지역엔 평균 50㎝의 눈이 내렸고, 사고 당일에도 눈이 내렸다. 샌드위치 패널구조로 지어진 체육관의 지붕이 수일 동안 쌓인 눈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무너진 것으로 추정된다.

◇인명피해

이날 부산외대 총학생회가 주관한 신입생 환영회가 1박 2일 일정으로 이곳에서 열렸다. 사고가 난 체육관에는 중국어·베트남어·미얀마어과 신입생 등 565명이 참가한 가운데 축하공연이 한창 진행됐다.

공연 열기가 고조될 무렵 지붕이 무대 앞쪽에서부터 순식간에 무너졌고, 학생 수백명이 일제히 비명을 지르며 건물 밖으로 뛰쳐나갔다. 이들 중 100여명이 미처 피하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 지붕에 깔렸다.

아랍어과 신입생 이희민(19)군은 “강당 앞쪽 부분 천장이 갑자기 쩍쩍 금이 가는 소리를 내는 듯하면서 가라앉기 시작했다”며 “너무 놀라서 하나뿐인 뒤쪽 문을 통해 나가려 했는데, 뒤쪽 천장이 한꺼번에 무너졌다”고 말했다.

◇구조작업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후 현장에 구조대를 급파했다. 관할 경주소방서를 비롯해 포항과 경산, 영천, 구미, 김천 등 도내 인접 소방서 구조대도 함께 출동시켰다. 하지만 리조트가 해발 500m의 산 정상에 있는데다 도로가 좁고, 눈마저 쌓여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문에 구조대원 대다수는 진입로 입구에 구조차량을 세워둔 채 수백m를 걸어서 현장에 진입했다. 구조대원들이 가까스로 현장에 도착했으나 어둠 속에서 피해자들을 구조하는데 또 다른 어려움이 따랐다. 체육관을 가득 메우고 있던 학생들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린 무거운 철골 구조물에 뒤엉킨 채 깔려있었기 때문이다.

소방 관계자는 “체육관이 폭삭 내려앉은 탓에 절단기로 입구를 막은 패널 구조물을 잘라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어서 구조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사고수습

현재 시신 10구는 울산지역 병원 및 장례식장 등에 옮겨졌으며, 부상자들도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가 경미한 학생들은 18일 오전 학교로 돌아갔고, 숨진 학생들의 합동분향소가 대학에 차려졌다.

최문태 경주경찰서 수사과장은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학생을 구조하는데 모든 인력을 우선 투입했다”며 “수사는 구조작업이 마무리된 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망자 명단

■울산 21세기좋은병원(7명) △고혜륜(19·여·아랍어과 신입생) △강혜승(19·여·아랍어과 신입생) △박주현(19·여·비즈니스일본어과) △김진솔(19·여·태국어과 재학생) △이성은(여·베트남어과) △윤채리(여) △김정훈(19)

■울산대학병원(1명) 박소희(19·여·미얀마어과 신입생)

■경주 동국대병원(1명) 양승호(19·미얀마어과 재학생)

■경주중앙병원(1명) 최정운(43·이벤트사 직원)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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