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상임위, 21개 사업예산 중 11개 전액·10개 부분삭감
힘들게 따낸 돈 반납하는 셈… “공무원 힘 빼나” 볼멘소리

포항시가 어렵게 마련한 각종 국도비 예산 사업의 차질이 우려된다.

포항시의 내년 예산안 가운데 국도비가 포함된 예산 사업의 상당수가 시의회 상임위원회 예산 심사에서 대폭 깎이거나 전면 삭감돼 사업추진이 어려울 전망이다.

포항시의회는 포항시에서 제출한 2014년 예산안 상임위 심사를 벌여 총 21개 국도비가 포함된 사업 예산 가운데 무려 11개 사업 예산을 전액삭감하고 나머지는 부분 삭감했다.

시의회가 지난 11일 마감한 상임위 예산안 증감조서에 따르면 포항생활야구장 조성공사 13억5천만원(체육진흥기금 3억5천)을 비롯해 덕실생태문화공원조성 토지보상 및 시설비 20억원(광특예산 10억, 도비 3억), 재즈 조형물설치 및 공연환경개선 5억6천만원(기금 2억8천, 도비 8천400), 보경사원진국사비 전시실설치 8억원(국비 2억4천, 도비 1억6천800)을 전액 삭감했다.

또 도시재생사업 홍보 1억원(도비 5천만원)을 비롯해 공항버스결손지원, 한일럭비친선교류, 창작오페라 아 징비록, 보경사 원진국사비 요사채 지붕보수, 오어사 동종 종각 지붕보수 등의 사업예산도 전액 삭감됐다.

감실골도시계획 도로 확포장 20억원(도비 2억7천) 중 5억원, 도시관광활성화 홍보 4억8천(기금 2억4천, 도비 1억4천) 중 1억6천만원, 해병로 관문경관사업 4억4천만원(도비 1억3천) 중 1억8천만원이 깎이는 등 10개 사업이 부분적으로 짤렸다.

이들 국도비가 지원된 사업은 예산안이 통과하지 못할 경우 사업을 포기하고 예산을 반납해야 한다. 대부분의 기초자치단체들은 자체 예산으로 하기 어려운 사업들에게 대해 국도비를 포함시키기 위해 지역 국회의원이나 도의원 등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등 대대적인 예산 확보 전쟁을 치른다.

특히 포항생활야구장은 전국대회 유치 등 포항야구장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필수체육시설이다. 더욱이 체육진흥기금은 전국 지자체들이 서로 따내기 위해 치열할 경쟁을 벌일 정도로 예산확보가 어렵다. 포항시와 지역 체육관계자들은 생활야구장 조성을 위해 전력을 기울여 어렵게 기금을 확보했지만 시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포항시 관계자는 “국도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타자치단체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며 “이처럼 힘들게 따온 국도비 예산을 사용하지도 못하고 반납한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고 더욱이 그동안 힘들게 일한 공무원들의 힘을 빼는 일이다”고 안타까워했다.

포항시의회는 12일 예산결산위원회를 구성하고 오는 26일까지 상임위 심사를 거친 예산안을 다시 심사해 2014년 포항시 예산안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정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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