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신성장 동력, 동구의 어제와 오늘

▲ 팔공산 옻골마을 백불고택은 팔공산에서도 오지에 속하면서 그대로 보존됐고 그 명맥을 유지하면서 대구를 대표하는 종택으로서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 대구의 진산 팔공산의 만추 풍경. 동화사로 들어가는 입구쪽 단풍터널의 모습

대구의 명산 팔공산은 대구 동구를 비롯한 군위, 칠곡, 영천, 경산 등 4개의 시·군에 걸쳐 있는 큰 산이다. 정상은 1천193m의 비로봉을 중심으로 동서로 봉우리들이 솟아 능선을 이루고 총 면적은 122.08㎢에 달하며 전체 능선길이만도 20㎞에 이른다.

팔공산은 예로부터 부악, 중악, 공산, 동수산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렸고 남쪽에 문암천, 북쪽과 동쪽에 한천, 남천, 신녕천 등 여러 하천과 계곡을 품고 있다. 특히 팔공산의 명물 갓바위는 `한가지 소원은 반드시 들어준다`는 소문으로 전국서 참배객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곳이다.

신라 후대에 제작된 불상인 갓바위의 정식명칭은 관봉석조여래좌상으로 불리고 좌대의 크기를 포함해서 5m가 넘는 거대한 여래상이 머리 위로 갓을 쓴 듯 판석을 얹은 이 모양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또 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와 조계종 10교구 본사인 은해사, 조선 왕실과 인연을 맺으며 보호를 받았던 파계사, 비구니 사찰인 부인사 등의 큰 절들을 안고 있다. 여기에 조선시대 산성인 가산산성과 천주교 신자들의 피난처이자 성지인 한티성지 등 여러 문화유산이 팔공산 자락에 산재해 있다.

심지어 동구 둔산동 팔공산 자락에 있는 경주 최씨 칠계파 종가가 있는 옻골마을과 전국 2위의 체리 생산지인 상동마을, 대구사과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평광동,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1호 측백수림이 있는 곳도 팔공산이다.

신서혁신도시·포스코더샾 3차례 분양성공은 팔공산 프리미엄 덕분
백불고택·둔산동 체리·평광동 사과 등 개발에 묶인 현실 극복사례

글 싣는 순서

① 신서혁신도시와 이시아폴리스
②동구평생학습축제
③동촌 유원지의 대변화
④동대구역세권 개발
⑤팔공산 권역의 상전벽해

□  팔공산은 성장동력의 든든한 밑거름

팔공산 자락은 유명 사찰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지역이 대구에 사는 사람들조차 방문한 적이 없을 정도로 산골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이곳 주민들 스스로도 `대구 속 강원도`라고 부른다.

최근 팔공산 올레길과 왕건길 등을 통해 팔공산의 오지들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고 인터넷의 여행 블로그들에 소개되면서 찾는 이들도 많아졌다.

성장 동력에는 공단을 위시한 택지개발 등이 주를 이루지만 이의 바탕이 되는 것이 강과 산이라고 본다면 팔공산은 대구의 신성장 동력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바삐 살아온 이들에게 힐링할 수 있는 대구지역 최적의 공간일 수밖에 없다.

이시아폴리스에서 분양한 포스코 더샾 아파트가 3차례 분양 모두를 성공적으로 끝낸 것도 바로 팔공산이 인접했기 때문에 가능했고 대구 신서혁신도시 입주 공공기관 역시 팔공산이라는 든든한 배경과 혜택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것이 건설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시아폴리스 끝자락 상가가 들어선 팔공산 도입부분에는 길 양옆으로 아웃도어 매장들이 빼곡히 자리를 잡고 있다. 이 곳은 전국의 아웃도어 제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장으로 형성돼 각 브랜드별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고 국내 들어온 외국 브랜드 역시 대부분 이곳에 자리를 잡는 등 아웃도어와 관련한 새로운 상권으로 형성된 지 오래다. 특히 이곳의 아웃도어 매장들은 각 브랜드마다 전국 판매 1위를 기록하는 매장들이 거의 대부분이라고 할 정도로 많아 이제 아웃도어 상권에서 팔공산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을 만큼 성장세를 높이며 지역 경제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개발제한이 오히려 문화적 가치 높여

이런 팔공산도 최근 10여년 전만 하더라고 동화사와 갓바위를 제외하곤 볼 것이 없고 항상 개발에 뒤처진 오지나 다름없었다.

팔공산 지역이 항상 개발에 뒤처진 이유는 바로 현재 대구국제공항에 있다. 이 일대는 일제 강점기인 지난 1929년 일본항공 주식회사가 도쿄와 중국 대련 간 항공코스를 개발하면서 서울과 함께 대구에서 노선을 개척해 일찌감치 공항 자리로 낙점됐고 대구공항이 들어서면서 각종 개발에 제한을 받기 시작했다. 이어 팔공산은 지난 1980년 5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지난 1981년 대구시가 경북도에서 분리되면서 대구시자연공원(3만5천365㎢, 28%)과 경북도도립공원(9만303㎢, 72%)으로 각각 관리되는 등 더욱 개발의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으로 인해 경주최씨 칠계파 종가인 백불고택이 남아 있을 수 있었고 먹고살기 위한 지역민들의 노력이 체리 생산 전국 2위를 차지했으며 대구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대구사과의 마지막 보루가 되는 역설적인 현상까지 빚어졌다.

이제는 그동안의 팔공산 인근 주민들의 희생으로 전국적인 명물반열에 올라섰고 한번쯤은 찾아보고 싶은 장소로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 동구 상동체리는 전국 생산량 2위를 기록할 만큼 뛰어난 맛과 빛깔을 자랑하고 있다.
▲ 팔공산 옻골마을 백불고택은 팔공산에서도 오지에 속하면서 그대로 보존됐고 그 명맥을 유지하면서 대구를 대표하는 종택으로서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  국립공원 되면 대구·경북 발전의 토대

여기에다 최근 팔공산에 희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개발에 대한 찬반양론이 있지만 바로 팔공산 국립공원지정을 위해 대구시와 경북도가 손을 잡고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팔공산이 국립공원이 되면 연간 투입되는 대구시와 경북도가 투입한 약 1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또 대구시와 경북도가 매년 투입해 온 예산을 훨씬 뛰어넘는 수백억원의 재정적 지원이 정부로부터 이뤄져 지자체에서 해결할 수 없었던 여러 가지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이어 보다 효율적으로 팔공산의 자연과 환경자원의 보전은 물론이고 국립공원 승격에 따른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곧바로 지역경제 활성화로 인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며 지역의 청년에게 삶의 희망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는 팔공산이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현상은 자연스럽게 지역사회의 선순환구조로 이어질 수 있고 그동안 생산성 부분에서 꼴찌를 하는 대구와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경북도의 성장실현에도 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 동구 상동체리는 전국 생산량 2위를 기록할 만큼 뛰어난 맛과 빛깔을 자랑하고 있다.

□ 팔공산 가치는 연간 3천548억원에 달해

그동안 지자체가 관리하던 것을 국가가 관리 책임을 지기 때문에 지자체로서는 연간 수십억원의 경비도 절감할 수 있고 일부 사유재산 행사에는 제한이 따르겠지만 길게 볼 때는 대구시와 경북도 모두에 도움이 되는 것은 틀림없다.

바른사회하나로연구원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팔공산 국립공원화에 따른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생산파급 효과 2천159억원을 비롯해서 소득파급 효과 381억원, 부가가치파급 효과 1천8억원 등 연간 모두 3천548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고용 창출도 1천808명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을 정도로 팔공산은 이제 대구 신성장 동력의 밑거름에서 주역으로 서서히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만 대구 동구청장은 “팔공산은 동구 발전의 핵심이자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대구 시민의 자부심을 키워주는 인문학의 보고”이라며 “팔공산에 산재해 있는 고려 태조 왕건과 관련된 스토리텔링과 관광 자원은 앞으로 대구·경북을 이끌어 가는 성장엔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팔공산 문화·자연·환경 등 우리민족과 후손들의 자산"

이재만 동구청장 인터뷰

▲ 대구의 진산 팔공산의 만추 풍경. 동화사로 들어가는 입구쪽 단풍터널의 모습.
.
이재만 대구 동구청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팔공산에 대한 자랑을 끊임없이 펼친다.

대구의 진산이라는 점도 있지만, 대구의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하는 동구의 든든한 자원이자 버팀목으로 팔공산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청장은 “대구 동구는 동대구환승센터 건립을 비롯한 이시아폴리스와 신서혁신도시 등 대구 발전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K2이전을 통해 마무리 되겠지만 동구는 대구 신성장의 미래이자 현실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대구 동구의 발전이 대구 발전의 키를 잡고 있는데는 무엇보다도 팔공산의 존재가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팔공산의 문화·자연·환경 등 수많은 자산은 대구시의 자산이라기 보다는 우리민족과 후손들의 자산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청장은 “팔공산 지역은 그동안 여러가지 제약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동구주민들은 이를 슬기롭게 극복해 다양한 문화자산으로 조성해 놓았다”며 “백불고택과 둔산동 체리, 평광동 사과 등이 바로 동구주민들의 개발에 묶인 현실을 극복한 가장 큰 사례”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청장은 “팔공산의 가치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대구의 자랑이며, 과거 고속성장의 이면에 가려진 아픔들을 치유하는 대구시민들의 힐링의 공간으로서 역할도 해왔다”면서 “앞으로도 팔공산은 이같은 문화적 가치를 보존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이재만 대구 동구청장은 “대구 신성장 동력인 동구는 이제 앞으로 나아갈 길이 정해져 있는 만큼 그 가능성에 박차를 가할 일만 남았다”며 “대구시와 동구의 미래는 뒷 배경이 되는 팔공산을 중심으로 펼쳐져 대구·경북이 함께 발전하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끝>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