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에는 바람에 눈물이 줄줄, 힘든 관측근무
일본배 접근땐 더욱 더 철통같은 경계 유지

운이 좋은 것인지 독도경비대에 전입하자마자 바로 독도에 들어오게 됐다.

사실 독도경비대는 4개 소대(지역대)가 50일씩 교대로 근무하는 독도에서보다는 울릉도에서 지내는 시간이 더 많다.

아직 모든 것이 낯설었던 나 같은 신병에게 독도는 경외감 그 자체였다.

사진으로 보던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랄까. 생각보다 독도는 웅장했고, 거센 파도와 사람도 날려버릴 듯한 바닷바람은 자연의 위대함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독도경비대에서 내가 맡은 역할은 관측 근무이다. 두 시간씩 정해진 위치에서 저 멀리까지 펼쳐진 수평선을 응시하며 주변의 상황을 경계하는 것이 주된 임무이다.

11월 초임에도 살을 에는 듯한 바람이 눈에 들어가 눈물을 줄줄 흘리기도 한다.

관측 근무를 서고 있으면 여러 상황에 맞부딪히게 된다. 사각지대에서 갑자기 나타난 미확인 선박 때문에 비상이 걸리기도 하고, 아무런 연락이 없는 어선 때문에 근무 내내 긴장하기도 한다.

일본 순시선이 자주 독도 주변 해상에 출몰하는 것은 많은 사람이 알 것이다. 독도를 호시탐탐 노리는 세력이 있어 우리는 언제나 긴장한 상태로 경계근무를 서고 있지만 일본 배가 접근할 때면 대원 모두 더욱더 철통 같은 경계를 유지한다.

독도에서 생활하다 보면 국내 여객선으로부터 위문품을 종종 받곤 한다. 관광객 분들이 사오는 작은 먹을거리부터 단체에서 주는 여러 가지 물품이나 음식들, 때로는 받기에 부담이 될 만큼 좋은 위문품들도 있다.

사람들이 우리 독도 경비대에 이만한 관심과 사랑을 주는 이유는 단순히 고생한다는 뜻이 아니라 앞으로도 독도를 잘 지켜주기 바란다는 뜻일 것이다. 위문품을 받을 때마다 항상 무언가 빚진다는 생각을 한다. 그 빚을 갚는 방법은 내가 맡은 근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이다.

오늘도 새벽에 근무를 서야 한다.

자다 일어나 졸린 눈을 비비고 거친 바람과 어둠 속에서 서 있어야 하지만, 외롭거나 힘들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매섭게 바다를 응시하는 나의 뒤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성!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