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학생수 인구 적은 구미 못미쳐

교육계가 저출산 현상으로 10년이 넘도록 감소추세인 출산율로 인해 학생 수급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교육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전국의 초등학생 수는 278만4천여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16만 7천900여명(5.7%)이 줄었다. 중학생 수는 180만4천100여명으로 4만4천900여명(2.4%)이 감소했고, 또 고등학생 수는 189만3천300여명으로 2만6천700여명(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는 현 출산율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며, 포항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도심은 공동화로 인해 학급수를 줄여야 하는 반면 개발외곽지는 불어난 학생수를 감당키 어려울 지경이다.

본지에서는 학생 수 감소와 인구의 이동에 따른 심각한 불균형 현상을 겪고 있는 포항지역 중학교 배정문제에 대해 살펴보고, 교육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토대로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찾고자 한다.

공동화 현상 가속에 도심학교 폐교 위기
신도시 개발로 외곽지는 1천명 이상 과밀

□ 구미와 학생 수는 비슷

포항지역 출산율 저하는 초·중학교 입학률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경북지역에서 포항과 유사한 공업도시인 구미보다도 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포항시의 출생자 수는 지난 2000년 6천355명이 출생한 이후 2001년 5천428명, 2002년 4천602명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이같은 수치는 포항시의 대대적인 출산운동 여파로 지난 2011년 4천645명, 지난해 4천817명으로 회복세에 놓여있으나 여전히 인구규모(지난달 기준 51만9천158명)에 비해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10만명이나 적은 숫자의 시민이 살고 있는 구미(지난달 기준 41만8천777명)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은 포항지역의 교육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13학년도 포항지역 초등학생 수는 2만8천55명. 구미지역 초등학생 수인 2만8천413명에 미치지 못한다. 중학생 수는 포항 1만9천281명, 구미 1만8천371명으로 약간 많은 편이지만 이마저도 수년 내에 추월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4학년도 신입생인 2001년 출생자가 포항지역의 경우 5천428명으로 5천653명인 구미에 비해 오히려 적고 이같은 현상은 2002년 이후에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 도심학교는 썰렁, 외곽신도시 학교는 북적

이처럼 출산율 감소와 함께 신도시 개발로 인한 도심공동화 현상 또한 각급 학교 학생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포항지역은 지난 1990년대 후반 남구 유강지구 개발을 시작으로 2000년대 초·중반 이동지구와 양덕지구 신도시 개발이 이어졌다.

실제로 포항의 가장 중심이라 일컫던 북구 덕산동의 포항중앙초등학교는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학생수가 2천400여명에 달했다. 하지만 신도시 개발로 인해 구도심이 쇠퇴하면서 1990년대 후반부터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해 올해 7학급 88명에 그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중학교 신입생 배정문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학교 학군 배정은 기본적으로 근거리 우선원칙에 준하고 있기 때문에 신도시 인근 학교는 학급 과밀화 현상을, 구도시 인근 학교는 학생 부족 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포항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인구 6만명에 육박하며 포항지역 동단위 행정구역 중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장량동 인근에 위치한 포항 대도중과 포항 환호여중의 2013년 학생 수는 각각 1천113명, 1천18명으로 과밀학급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포항교육청은 2016년 포항 양덕중 신설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중학교는 근시안적, 탁상행정의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학생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어 일부 학교가 폐교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에서 중학교를 새로 건립한다는 사실이 타당한가 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양덕중 신설계획 수립 당시 도심권 학교 중 가장 규모가 작은 포항 용흥중을 이전·건립하는 방안이 논의됐었으나 학부모 및 동창회의 거센 반발로 무산됐다. 용흥중은 현재 전체 학급수가 5학급이지만 2014년에는 4학급이 된다. 사실상 폐교위기 직전에 놓인 것. 따라서 양덕으로 옮겨가면 재학생들은 자연스레 인근 중학교로 배정돼 학생수가 줄어드는 학교에 큰 도움이 되지만 용흥중 학부모들의 반발 등으로 이전 논의는 없던 일이 돼버렸다. 그 영향으로 양덕중 신설계획이 대안으로 제시된 속에 도심의 기존 학교들은 학생 수가 모자라 학급수 조정이 불가피한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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