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된 1그루 방치땐 200여그루 고사 피해

▲ 포항 장성동의 일대 야산 소나무가 재선충병에 걸려 빨갛게 말라 죽어 있다.

`소나무 에이즈`로 통하는 소나무재선충병이 올해들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2010년 전국 소나무 13만 그루가 말라 죽은 데 이어 2011년 돌연 전국의 소나무 46만 그루가 말라 죽으면서 재선충이 기승을 부렸고, 지난 해 50만 그루, 올해 현재까지 56만 그루가 말라 죽는 등 무서운 속도로 번지고 있다. 한동안 기세가 꺾였던 소나무재선충병이 최근 몇 년 사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애써 가꿔온 산림이 황폐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포항과 경주지역 등 동해안지역의 재선충 확산속도가 빨라지면서 재선충 피해현황이 제대로 파악되고 있는 지, 이에 따른 재선충 방제대책은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 등을 포함해 현황, 문제점, 대책 등을 전문가들의 의견과 함께 3편으로 나눠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포항 올들어만 감염의심 나무 9만그루 육박
경주 강동·양남 지역 등서도 빠르게 확산中
경북 10만그루·전국선 56만 그루 말라죽어

◇기승부리는 재선충=지난달 추석을 전후해 포항시 북구 전역에 걸쳐 소나무들이 빠른 속도로 붉게 변했다. 사철 푸른 잎으로 강인한 의지를 상징하는 소나무가 붉게 물든 광경은 7번 국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지난 5일 찾아간 북구 흥해읍 학천리는 마을 입구부터 붉은 소나무가 눈에 띄더니 마을로 진입할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또한 포항 톨게이트 인근과 흥해 이인리와 성곡리의 솔숲에는 수백그루의 소나무가 붉게 물든 광경이 목격됐다.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가 말라 죽으면서 잎이 빨갛게 변한 것이다.

더욱이 올해 포항의 경우 소나무재선충병이 도심권에서 주로 발생되고 있다.

북구 양덕동 D아파트 거주 유모(57)씨는 “아파트를 에워싸고 있는 솔숲이 붉게 변하면서 과거 아름답던 풍경이 모두 사라졌다”며 “포항시청에 문의해 보니 소나무재선충병으로 모두 고사한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경북지역 재선충 피해현황=한동안 주춤했던 소나무재선충병이 포항 북구 지역과 경주에서 집중 발생하며 경북을 강타하고 있다.

포항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현황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6월 30일까지 재선충병 감염목은 757(북구 465, 남구 276,지방청 16) 그루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재선충병 감염목으로 확인된 소나무 626그루 보다 131그루 더 늘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피해목 1그루를 방치하면 200그루에 피해가 발생하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수치는 엄청나다. 더구나 포항시 상반기 재선충병 의심목은 8만8천519그루에 달한다. 의심목은 재선충병 감염 여부를 위한 시료채취를 모두 할 수 없는 탓에 죽은 소나무류 전체를 말하며, 모두 방제 대상이 된다.

포항 뿐 아니라 인근 경주시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포항 경계 부근인 경주 강동면과 울산 경계 부근의 양남면 일대 솔숲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8월말까지 말라죽은 소나무는 1만 7천여그루로 집계됐다.

경북은 도내에서 가장 많은 피해가 발생한 포항과 경주를 비롯한 구미 등 도내 10개 시군에서 10만여 그루가 고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올 초부터 9월 20일까지 전국적으로 말라죽은 소나무는 56만 그루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2만 그루에 비해 43%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피해가 심각한 제주도는 대책본부를 꾸려 전 행정력을 동원하는 등 전국 지자체들이 재선충 피해 대책 마련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김기태기자 kkt@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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