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우산 `아이리더`로 선정 포항출신 고유민 선수
女 프로배구 신인드래프트 4순위 선발 성공 스토리

▲ 프로배구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현대건설에 1라운드 4순위로 뽑힌 고유민(왼쪽)선수가 어머니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자신의 꿈을 이뤄낸 이가 있어 화제다.

지난 10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3~2014 프로배구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뽑힌 고유민(19·현대건설)선수.

신장 178㎝의 레프트 공격수인 유민이는 초등학교 6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 배구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프로선수들이 시원하게 스파이크하는 모습을 보며 배구라는 스포츠에 매력을 느낀 그녀는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며 꿈을 키웠다.

포항여자중학교 배구부로 진학한 유민이는 또래 아이들에 비해 비교적 큰 신장과 탁월한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지도자들로부터 향후 한국배구를 이끌어나갈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이처럼 뛰어난 장래성을 인정받은 그녀에게도 단 한 가지 걱정거리가 있었다.

넉넉하지 않은 집안 사정으로 인해 배구화, 배구공, 유니폼 등 배구용품을 제대로 구비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미용업에 종사하는 어머니가 돈을 벌어왔지만 수입이 적은 편이라 유민이와 2명의 동생을 포함한 네 가족의 생활비를 쓰기에도 빠듯했다.

때문에 배구 하나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유민이는 한때 배구선수의 꿈을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항상 웃음 가득한 얼굴로 팀 내에서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던 그녀의 모습은 어느새 사라지고 한동안 동료선수 모두가 걱정할 정도로 그녀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유민이의 이같은 사정이 알려지면서 도움의 손길이 전해지기 시작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북동부지역본부는 유민이를 `인재양성 아이리더`로 선정해 지난 2010년부터 4년간 2천365만원의 인재양성비를 지원했다.

유민이는 지원금으로 운동을 하는 데 필요한 용품과 영양제 등을 구입하고,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결과 프로배구선수의 꿈을 이루게 됐다.

유민이는 “내 꿈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해 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관계자들과 후원자들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며 “이제 프로배구선수라는 1차 목표를 이룬 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해 어려운 처지에 있는 아이들에게 꿈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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