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상위 1% 분석 결과
학비 비싼 특목고 초강세
국제고·외고·자사고 순

특수목적학교 출신 학생과 고소득층 밀집지역 및 수업료가 비싼 학교에 다니는 학생일수록 수능 성적이 높다는 `수능 공식`이 확인됐다.

민주당 박홍근 의원(서울 중랑을·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이 19일 교육부로부터 `2013학년도 수학능력시험 개인별 성적자료`를 제출받아 상위1% 학생들의 분포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체로 특별·광역시에 속하는 비평준화지역의 기숙사가 딸린 사립학교의 비율이 높았다.

학교유형별로는 국제고·외국어고·자립형사립고(민족사관고·현대청운고·포항제철고·광양제철고 등 기업출연 설립학교)순으로 강세를 보였다. 반면, 중소도시일반고와 일반고·공립학교는 약세를 보였으며, 재수생이 강세를 보이면서 재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기숙사를 운영하며 고액의 학비를 부담하는 특수목적학교의 비중이 매우 높아서 공·사립을 불문하고 기숙사 생활을 하는 고교 출신은 1.66%가 1% 그룹에 속했지만 비기숙 학교는 0.78%로 2배 차이가 났다. 이들 학교의 학비가 연간 최고 536만원(하나고, 2012년도 기준)에 이를 뿐만 아니라, 기숙사 비용만 해도 월 최고 75만원(경기외고, 2012년도 기준 식비와 관리비 포함)에 달했다.

학교 유형별로는 국제고 응시생 중에는 23.6%가 1% 그룹에 들어 모든 유형의 고교 중 가장 비율이 높았고, 뒤이어 외고 20.15%, 전국단위 선발 자사고 8.28%, 영재학교 4.98%, 자사고 3.07%, 과학고 1.64% 순이었던 반면에 일반고 출신 중에는 단 0.59%(3천252명)만이 1% 그룹에 들어 국제고의 40분의 1 수준이었다.

또한 추첨 선발 고교 출신이 62.1%로 학교별 선발 고교 출신(35.6%)보다 2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비평준화 지역 학생들이 우세를 보임으로써 평준화 지역 슬럼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전체 수능 응시생 중에 재수생의 비율은 21.3%에 그쳤지만, 상위1%에서는 45.2%나 차지해 추가 수험 준비비용과 기간을 소요한 재수생이 상위권 성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 고득점 희망자의 재수 선택 악순환을 유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는 2013학년도 수능 응시자 66만8천522명의 언어, 수리, 외국어 3개 영역의 표준점수(최고점 410점) 총점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 후, 상위 약 1%에 해당하는(399점 이상 득점자) 응시생 6천855명의 지역별, 지역규모, 설립유형, 학교유형, 학생모집유형, 기숙사 유무, 응시유형(재수생, 검정고시 구분) 등으로 분류해 분석한 것으로써 2013학년도 개인별 수능 성적자료가 공개되는 것은 처음이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전반적으로 학비를 많이 쓰는 구조의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 분포가 많았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일반고와 평준화 지역 학생들의 분포는 적었다”면서“이는 교육비 부담에 따른 교육 서열화의 병폐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공교육의 질을 상향 평준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창형기자 chle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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