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고유의 민요 아리랑을 서양식 악보로 채록한 호머 헐버트의 아리랑이 새겨진 비석이 문경새재에 세워졌다.

문경시는 13일 문경옛길박문관 야외전시장에서 세계 최초의 아리랑 기록인 헐버트의 아리랑 악보를 돌에 새긴 문경새재아리랑비 제막식을 가졌다.

<사진> 지금까지 아리랑은 구전으로만 전해져 내려와 아리랑의 역사를 알기에 턱없이 사료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었다. 하지만 1896년에 기록된 헐버트의 아리랑 악보가 발견되면서 현재 우리가 아는 아리랑은 근대에 만들어졌음을 확인했다.

헐버트가 기록한 악보의 가사에는 `문경새재 박달나무 홍두깨 방망이로 다 나간다`라는 가사가 명확하게 기재돼 있으며 이 노래가 기록된 조선유기 잡지 중 `한국의 소리음악 Korean Vocal Music`에 의하면 “아리랑은 한국인에게는 쌀과 같은 존재다. 다른 노래들은 말하자면 반찬에 불과하다. 이 노래는 어딜 가도 들을 수 있다. 내가 알기로는 이 곡은 삼천오백이십일 전인 1883년부터 유행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노래는 즉흥곡의 명수인 한국인들이 끝없이 바꿔 부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그러나 후렴구는 바꾸지 않고 항상 다음과 같이 부른다”며 채록되어 있다.

헐버트가 서양악보로 채록했던 아리랑에 문경새재가 들어가는 것으로 보아 경복궁 중건과 맞물려 근대에 가장 많이 불렀던 아리랑이 바로 문경새재아리랑임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문경시는 이번 문경새재아리랑비 건립으로 문경아리랑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근대에 아리랑의 형성을 알 수 있는 역사적인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승식기자 shins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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