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터고
⑧ 전문가 진단(문제점과 방향) 끝

마이스터고가 국내에 도입된지 올해 첫 졸업생이 배출됐다. 교육부 통계로 볼때 첫 졸업자의 평균 취직률은 92%에 이를 정도로 출발은 좋은 편이다. 고졸취업과 기술력 있는 장인을 배출하기 위해 설립된 만큼 정부의 지원아래 기업, 학교가 유기적인 관계를 맺어 일단은 성공적이라는 성과표를 냈다. 하지만 마이스터고가 아직은 연착륙했다고 볼 수 없다. 첫 졸업생이 나온 만큼 향후 이들의 자리를 꾸준히 추적해 기업적응능력과 회사기여도 등을 계속 주시해야 하는 등 제대로 된 사후평가가 나와야 된다. 또 졸업후 선취업만을 목표로 교육이 취업지상주의로 흘러가서도 안되기 때문이다. 마이스터고가 향후 많은 난관을 뚫고 자리잡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이다. 본지는 마이스터고 시리즈 마지막편으로 현직 마이스터고 교사, 교육청의 취업담당 장학사 등과 함께 좌담회를 열어 마이스터고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 등을 짚어봤다.

글 싣는 순서
① 롤 모델인 독일 직업학교
② 유럽(스위스·오스트리아) 직업학교
③ 취업이 우선이다
④ 마이스터고로 몰리는 학생들
⑤ 지역 마이스터고
⑥ 마이스터고 출신 취업성공기
⑦ 마이스터고 출신 명장들
⑧ 문제점과 방향 (전문가 진단)

마이스터고 현장 교사들의 의욕은 달랐다. 마이스터고가 도입되기 전부터 공업고에서 오랜기간 학생들과 함께 동고동낙한 교사들답게 학생들의 훈련과 취업을 위해 많은 열정을 쏟아붓고 있었다.

마이스터고 학생들의 취업성과는 학생뿐 아니라 교사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었다. 마이스터고의 성공 이면에는 아침일찍 기숙사에서 기상한 학생들과 함께 학교수업, 현장실습, 산업체와의 관계를 위한 노력 등 밤늦게 까지 학생들과 함께 한 교사들의 역할이 숨어있었다.

좌담회에 참석한 교사들은 마이스터고의 성공을 위해서는 정권이 바뀌어도 지원정책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과거에도 반짝 지원이 있었으나 정권이 바뀌면서 흐지부지된 경험이 있었던 만큼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일관된 정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

또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사회적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고졸후 취업에 성공하면 약 40년간 사회적 비용을 부담 할 수 있으므로 국가가 정책적인 시책을 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학협력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기업들도 필요에 의해서 인재를 채용하기 때문에 학교는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적극적으로 만들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단지 취업을 위해 수동적인 교육을 시키는게 아니라 기업들이 원하는 적극적인 인재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 고졸자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도 개선돼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학생들이 스스로 마이스터고로 방향을 결정짓는 경우가 많으나 일부 학부모의 경우 학생과 달리 대학을 고집하고 있어 이에대한 사회적 분위기도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장교사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마이스터고는 교과과정상 현장교육이 많으나 갓 임용고사를 통과한 교사 경우 현장실무경험이 없어 학생들 지도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

이를위해 임용고사를 통과한 교사가 산업체에서 위탁교육을 받고 학교로 오는 방향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학만 고집하는 `학력 콤플렉스` 타파 위해서도 반드시 성공
신임교원 현장연수로 실무능력 키워 현장지도 효율성 높이자
`회사는 필요한 인재를, 학생은 취업 성공` 윈-윈 전략 세우길
좋은일자리 생산이 성공정착 열쇠… 대기업 우선 풍토도 변화를

 

▲ 김종구<br /><br />대구산업고 교사
▲ 김종구 대구산업고 교사

△김종구 대구산업고 교사·전 경북기계공고 마이스터 부장교사

마이스터고에 학생들이 몰리면서 상대적으로 특성화고의 이미지도 상승되고 있다.

마이스터고의 상징성이 그만큼 커지는 등 실업고에 대한 긍정적인 면이 많다.

90년대들어 대학이 인가제로 바뀌면서 너무 많이 생겨 교육이 왜곡되고 있다.

무조건 아이를 대학에 보내야 된다는 `학력 콤플렉스`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서라도 마이스터고가 성공해야 된다.

마이스터고를 졸업 10대후반에 취직하면 사회적비용을 장기간 분담할 수 있어 국가에도 긍정적이다.

대학을 졸업해 30대에 취직하면 그만큼 국가비용이 늘어나는 등 부담이 된다.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고졸자와 대졸자의 임금격차를 줄이고 기술력만 있으면 대졸자 부럽지 않은 대우를 해 줘야 된다.

이러한 구조가 확립되면 왜곡된 교육현장이 자연적으로 바로잡힐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최종남<br /><br />경주디자인고 교감
▲ 최종남 경주디자인고 교감

△최종남 경주디자인고 교감·전 경북교육청 장학사

고졸이라도 능력만 있으면 좋은 대우를 받는 사회적 분위기 형성이 무엇보다 마이스터고 정착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고졸자를 대졸자 밑의 한수아래로 보는 사회의 시선이 하루빨리 변해야 한다.

또 기업이 원하는 인재양성을 위해서는 산업현장을 경험한 교사가 필요하나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신임교원은 이론은 우수하나 실무경험이 없어 현장지도에 애로사항이 있는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교원양성 정책에 변화가 와야 된다고 본다.

유럽의 경우 직업학교 교사들은 일반산업체에서 2년이상 근무해 실무능력을 배양해야 된다.

영진전문대의 경우 90년대부터 산업현장에서 3년이상을 근무한 경력자를 채용해 주문식교육의 산실로 자리매김했다. 현장경험이 중요한 만큼 이 제도를 한번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요즘 학생들은 기대치가 높아 현장경험이 전무한 교사들은 학생교육에 어려움이 많다.

교원수급정책의 변화가 어려우면 교사들을 현장에 파견해 연수를 시키는 방법도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

또 마이스터고는 전문성이 요구되므로 학교장한테 인사권을 줘 현장경험이 풍부한 우수교사를 발탁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김재천<br /><br />금오공고 산업교육부장
▲ 김재천 금오공고 산업교육부장

△김재천 금오공고 산업교육부장

마이스터고는 탁상행정에서 현장중심으로 교육정책을 바꿔 성공한 대표적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과거에도 비슷한 정책이 있었으나 흐지부지된 전력이 있다.

이번에는 정권이 바뀌더라도 일관된 정책을 펴 반드시 성공으로 귀착시켜야 한다. 산학협력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회사는 필요한 인재를 얻고, 학생은 취업에 성공하는 윈윈전략이 돼야한다.

학교도 기업에 무조건 학생을 취직시켜 달라고만 할 게 아니라 기업이 원하는 인재만들기에 노력을 크게 쏟아야 한다. 과거에는 학부모가 학교회의에 참석하는 비율이 20%정도 됐으나 마이스터고 지정이후에는 50~60%정도나 될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

학부모도 그만큼 마이스터고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마이스터고 학생의 탈락률은 초기에 8% 정도였으나 이제 3% 정도로 낮아졌다. 그만큼 마이스터고에 대한 인식이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가의 지원도 마이스터고가 자리잡는데 많은 역할을 하고있는 게 사실이다. 수업료와 기숙사비 등의 지원도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 최창원<br /><br />구미전자공고 기획부장
▲ 최창원 구미전자공고 기획부장

△최창원 구미전자공고 마이스터기획부장

마이스터고의 성공은 좋은 일자리를 얼마나 많이 만들어내느냐에 달려있다고 본다.

학생들은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오는데 이 요구조건을 어떻게 충족시켜 주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좋은 일자리가 없으면 학생들은 마이스터고를 외면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기업도 우수한 졸업생을 유치하기가 힘들게 돼 취업의 선순환구조가 깨질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도 지나치게 대기업만 고집하는 구조도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취직비율은 3대 7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유럽 등 선진국은 대기업자체가 거의 없다. 강한 중견기업이 사회를 뒷받침하고 있고, 학생들 또한 중견기업에 취직을 하는걸 당연시 여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복지 등 임금수준을 대기업에 맞추다 보니 학생들이 대기업을 고집하는 경향이 너무 강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적은 구조가 이뤄져야 된다고 본다.

그리고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3년정도 추적해 봐야된다. 졸업생이 취직한 곳에서 많이 머무르고 정착하면 성공한 것이다. 또 졸업생이 공부를 하고 싶으면 추후 대학에 진학하는 것도 배려해야 된다고 본다.

` 마이스터고의 롤 모델인 독일의 직업학교`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이뤄졌습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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